교육부가 비수도권 대학에 5년간 최대 1000억원을 지원하는 올해 ‘글로컬대학 3기’에 경성대, 순천향대, 전남대, 제주대, 조선대·조선간호대(통합), 충남대·국립공주대(통합), 한서대 등 7팀(총 9개 대학)을 최종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글로컬대학은 윤석열 정부 때 혁신 가능성이 높은 우수 지방 대학에 재정 지원을 집중해 세계적 수준의 교육·연구 기관으로 키운다는 취지로 출범했다. 2023년 10팀(1기·총 13개 대학), 지난해 10팀(2기·총17개 대학)을 뽑았고, 올해 3기가 글로컬대학 사업의 마지막 지원 대상 선정이었다.
올해 선정된 대학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교육과 연구 혁신 방안을 중점적으로 제시했다. 순천향대는 AI를 통한 의료 융합 혁신을, 전남대는 AI 교육을 전 학문 분야에 적용해 AI 융합 인재를 키우는 계획을 냈다. 제주대는 배움과 휴양을 융합한 런케이션 형태 교육 모델을, 한서대는 항공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 경성대는 미디어, 게임, 애니메이션 분야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고 관련 창업을 통해 수익화 모델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통합을 목표로 한 대학도 2팀이 선정됐다. 대전에 있는 충남대와 공주에 소재한 국립공주대는 통합을 통해 지역 내 최대 산학연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조선대와 조선간호대는 통합으로 웰에이징(건강하게 나이 들기) 분야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라 이번 3기에 전남대, 제주대, 충남대가 포함되면서 국내에 있는 거점 국립대학 9곳이 모두 글로컬대학에 들어가게 됐다. 교육부는 이들 거점 국립대에 대해선 이재명 정부의 국정 과제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 일환으로 지역의 과기특성화대학, 출연연, 지역대학과 연계해 ‘특성화 연구대학’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교육계 일각에선 이번 ‘3기 선정’을 둘러싸고 “부실 이력 있는 대학들까지 막대한 정부 지원을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과거 교육부로부터 ‘재정 지원 제한’ 대상으로 지정됐던 대학이 ‘글로컬대학’에 포함돼 사업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성대와 한서대는 각각 지난 2011년과 2015년에 재정 지원 제한 대학 명단에 포함됐었다. 조선대, 조선간호대 역시 2018년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 정부로부터 하위권 평가를 받아 학생 정원 감축 권고를 받기도 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최대 3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글로컬대학 사업은 수도권 대학 쏠림을 줄이고 지방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는데, 역량이 떨어지는 대학들까지 지원해 결국 ‘나눠 먹기식 예산 배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대학이 혁신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정을 취소하고 지원금을 삭감·회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