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희 편지 답장 왔어요?”
울산 약사초등학교 6학년 2반 학생들은 이달 초 개학하자마자 담임 장주연(29) 교사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이 반 학생 23명은 지난 6월 자신의 희망 직업이나 존경하는 직업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서 보냈다. 김애진양은 군인에게 “6·25전쟁을 배우고 군인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너무 멋지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썼다. 서소율양은 소방관에게 “이번 산불 때 무서워하지 않고 용감히 불 끄신 소방관님 정말 감사해요. 너무 존경스럽습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학생들은 교사나 기자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다.
지난 1학기 울산 지역에선 약사초 학생들을 포함해서 초등학교 6곳 160여 명이 편지 쓰기에 참여했다. 울산교육청과 부산지방우정청이 마련한 행사였다. 학생들이 편지를 쓰면 해당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발송하고, 10월까지 답장도 받아주기로 했다.
울산교육청이 올해 이런 사업을 도입한 건 ‘편지 쓰기’가 학생들에게 부족한 문해력과 표현력도 높이고 진로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도 된다는 판단에서다. 과거 ‘군인에게 위문편지 쓰기’는 초등학교에서 흔한 활동이었는데, 휴대전화 발달로 편지 쓰는 문화가 점차 사라졌다. 그런데 ‘디지털 세대’의 문해력 저하가 심각해지면서 다시 등장한 것이다.
약사초 장주연 교사는 “학생들이 편지를 쓰려고 단어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기도 했다”면서 “요즘 아이들은 온라인으로만 소통해서 구어체에만 익숙한데, 이런 손 글씨 활동을 계속하면 문해력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해력을 키워주려 학생들에게 ‘필사’를 시키는 교육청도 있다. 충북교육청은 올해 지역의 모든 초·중·고교에 ‘필사 노트’를 보급했다. ‘시련과 고난을 거쳐야만 영혼이 강해지고, 패기가 생기며 성공한다’(헬렌 켈러),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이해인 수녀 ‘나를 키우는 말’) 등 명언이나 시(詩) 구절을 따라 쓰게 한 노트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공부의 기본은 문해력이기 때문에 초등학교에서 독해와 작문을 충분히 익혀야 중·고등학생 때 학업 포기자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서 “다양한 글쓰기 활동이 학교에서 확대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