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대 1학년 장모(19)씨는 어머니가 결혼 이주 여성이다. 전남 순천시에서 초·중·고를 나온 그는 어릴 때부터 줄곧 교사를 꿈꿨다고 한다. 또래들이 장씨가 다문화 가정 출신이라는 이유로 짓궂은 말을 해 상처를 받았을 때 학교 선생님들이 큰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은 “다문화는 네가 가진 여러 배경 중 하나일 뿐이야” “스스로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알면 된다”고 장씨를 보듬어줬다. ‘나도 교사가 돼 다문화 아이들의 학교 적응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 수시 원서 6장을 모두 교대·사범대에 썼다.

그는 다양한 과목을 두루 배우는 교대의 교육과정에 만족한다고 했다. 1학기 때는 국악, 배구 등 예체능 수업을 재밌게 들었고, 이번 학기에 듣고 있는 ‘학생 상담’ 수업에 대해선 “나중에 다문화 학생들을 대할 때 상담 방법을 실제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나중에 다문화 학생이 많은 전남 지역 학교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픽=양인성

장씨는 광주교대 ‘다문화 전형’으로 입학했다. 다문화 가정 출신 한국 국적 학생을 별도로 뽑는 전형으로, 선발 인원이 매년 늘고 있다. 2014학년도에 처음 3명을 뽑았고 2025학년도에 7명으로 늘었는데 2026학년도 입시에선 13명을 선발한다. 전주교대도 다문화 전형으로 매년 2명씩 선발했는데, 2026학년도엔 5명을 뽑기로 했다. 청주교대(5명), 춘천교대(2명), 진주교대(3명·다문화 및 탈북민 전형)도 다문화 전형을 두고 있다. 대구교대는 2027학년도 입시에서 다문화 전형을 도입할 예정이다.

지역 교대들이 다문화 학생을 뽑으려는 이유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교사가 된다면 같은 상황의 학생들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학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교육부에 따르면, 다문화 배경 초·중·고 학생은 2015년 8만2536명에서 올해 20만2208명이 돼 10년 만에 2.5배로 늘었다. 그런데 다문화 학생의 대학 취학률은 지난해 62%로, 전체 평균(75%)보다 13%포인트 낮다. 학교 생활 부적응 등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다문화 학생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예 교사 임용 과정에서 다문화 전형을 별도로 두는 교육청도 나왔다. 전남교육청은 올해 전국 최초로 초등 교사 임용 시험에서 ‘다문화 전형’을 만들어 2명을 선발했다. 내년엔 3명을 선발한다. 현장 교사들은 “다문화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문화 배경의 교사뿐 아니라, 이중 언어 강사, 상담 교사 등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