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2025.8.21/뉴스1

2026학년도 수능을 치르는 고3 재학생이 ‘황금돼지띠’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3만여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졸업생 신분의 수험생은 소폭 줄어들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5일까지 수능 응시원서를 접수받은 결과, 전년(52만2670명)보다 3만1504명 많은 55만4174명이 지원했다고 8일 밝혔다. 지원자 가운데 고3 재학생은 37만1897명(67.1%), 졸업생은 15만9922명(28.9%), 검정고시 등은 2만2355명(4%)이었다.

고3 재학생 수는 2020학년도 수능(39만4024명) 이후로 가장 많았다. 전년보다도 3만1120명 많았다. 이는 2007년 ‘황금돼지 해’에 태어난 이들이 올해 고3이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시 황금돼지 해에 아이를 낳으면 재물복을 타고난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출생률이 이례적으로 올랐다. 이에 따라 올해 고3 재학생은 44만3546명으로, 작년(40만6079명) 대비 3만7467명 늘었다.

재수·삼수 등 N수생에 해당하는 졸업생 수는 전년보다 1862명 감소했다. 의대 정원이 증원되기 이전으로 원상 복구되면서, 지난해 지나치게 늘어났던 졸업생 수험생 수가 제자리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검정고시 등을 거쳐 수능을 치르는 이들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올해 검정고시 등 출신 수능 지원자는 전년보다 2246명 늘었다. 1995학년도(4만2297명) 이후 계속해서 1만명대를 유지해오다 2025학년도(2만109명)부터 이번 2026학년도(2만2355명) 연속으로 2만명을 넘었다.

또 2026학년도 수능에선 ‘사탐런’ 현상이 이전보다 크게 심화한 양상이다. 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수능에서 탐구 영역에서 2과목 모두 사회탐구를 선택한 수험생은 32만4405명(61%)이었다. 전년(26만1508명)보다 6만2897명 늘었다. 반면 2과목 다 과학탐구를 선택한 수험생은 12만692명(22.7%)으로, 전년(19만1034명)보다 7만342명 줄었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를 각각 하나씩 선택한 수험생은 8만6854명(16.3%)으로, 전년(5만2195명) 대비 3만4659명 늘었다.

이에 따라 입시업계에선 과학탐구 2과목을 선택한 학생이 올해 수능에서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과학탐구를 선택한 이들 중 수시의 수능 최저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할 것으로 보이고, 사회탐구도 고득점자 속출로 정시 예측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학생들 사이 사탐런 심화 현상은 입시 안정성에 중대한 문제로 인식해야 할 만큼 심각하다”고 했다.

2026학년도 수능은 오는 11월 13일 목요일에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