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장기 수업 거부로 유급 대상이 된 의대생 8000여 명을 2학기에 복귀시키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다른 학과 학생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와 대학의 수차례 설득에도 돌아오지 않아 유급 대상이 됐는데, 결국 큰 불이익 없이 수업을 듣고 졸업하도록 하는 건 과도한 특혜라는 것이다. 일부 대학에선 다른 학과 학생들이 “그들에게 특혜를 주면 우리가 집단 휴학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차의과대학교 학생 대표 등 317명은 18일 성명서를 내고 “의대생들은 본인들이 원할 때 아무 학사 조치 없이 떠났고, 돌아올 때도 실질적으로 아무 학사 조치 없이 돌아오려고 한다”며 “그들이 다른 과 학생들보다 뭘 그렇게 잘났다고 이렇게까지 특혜를 제공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차의과대학은 장기 수업 거부로 ‘제적 대상’이 된 의대생 46명 가운데 30여 명이 속한 학교다. 제적 대상 학생 일부는 수업에 복귀하지 말라고 후배들을 협박하기도 했다. 그런데 대학이 이들을 제적시키지 않고 기존 복귀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듣게 해 타과생들이 크게 반발하는 것이다. 이들은 ”(의대생들이) 타과 학생들이었다면, 제적을 몇 번 당했을 것“이라며 ”학교에서 이들에 대한 실질적 제적 처분을 진행하지 않으면, 2학기에 집단 휴학을 하겠다”고도 했다.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의대생·전공의에 대한 복귀 특혜 부여 반대 청원’은 국회 국민청원 사이트에 올라온 지 하루 만에 6200명(18일 오후 기준)이 동의했다. 청원자는 “잘못된 의료 정책의 선례로 남을 수 있고, 이들에게 특혜를 주지 않아도 미래 의사 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며 ‘특혜 부여’에 반대했다.
대학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유급인데 (바로 2학기부터) 수업 들을 수 있다는 게 어떻게 유급이냐“ “타과는 절대 죽어도 이런 혜택 생각 못 한다” “의대생은 신이냐” “그들은 천룡인“ 등과 같은 비판 글이 게재되고 있다. ‘천룡인’은 일본 만화에 나오는 귀족 집단으로 아무도 손댈 수 없는 존재를 가리킨다. 이 밖에 “착실하게 수업 듣던 의대생 대우와 보호를 어떻게 할지 먼저 대책 세워야 한다” “신념 지키고 단체행동 참가 안 한 사람만 고문하는 것 아니냐” 등처럼 올 초 복귀했던 의대생을 걱정하는 글들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