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숙련 블루칼라(blue-collar)를 양성하는 국가적 로드맵이 필요합니다.”
이우영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3일 본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청소년 시기부터 숙련 기술을 장려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근로자의 직무 능력 향상을 돕기 위해 세워진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이다.
이 이사장은 “챗GPT와 인공지능 등장으로 숙련 기술을 가진 육체노동의 중요성과 선호도가 높아지는 기술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했다. AI가 진보된 학습 기능을 통해 사무직이 하던 일을 빠르게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숙련 기술을 갖춘 블루칼라가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과 유럽에선 이미 블루칼라 직업이 전문화하고, 고액 연봉을 받는 직종으로 바뀌고 있다”고도 했다. 실제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고숙련 배관공의 연간 수입은 9만348달러(약 1억2468만원)로, 석사 학위 소지자 평균 연봉(8만6372달러)보다 높다.
이 이사장은 기술인이 존중받는 문화 정착을 위해선 숙련 기술을 가진 이들이 명장이나 경영인 등으로 성공하는 사례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필요하다면 직업계고 등의 이름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계, 미용, 차량, 항공 등 92개 직종에서 최고의 기능인임을 국가가 보증하는 명장 제도는 1986년 만들어져 708명이 탄생했고, 생산 분야 근무자 대상으로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우수 숙련 기술자’는 759명이 나왔다”며 “청소년 시기부터 이런 사람들의 성공 사례를 좇을 수 있도록, ‘주니어 명장 스쿨’ 같은 학교를 만드는 걸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부를 못 해서 기술을 배운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필요하다면 직업계고 등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의 이름을 변경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고졸자 취업과 학습 등을 위해 산업 현장 실무 경험과 취업을 연계하는 일·학습 병행, 해외 사업체 연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고졸로 취업 후 필요하다면 전문학사나 학사, 석사 등 학위 취득이 가능하고, 해외 취업 연수 사업인 ‘케이 무브 스쿨’ 등을 통해 해외 취업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숙련 기술을 갖춘 블루칼라가 고령화 시대 노동 인력 감소에도 해답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드는 데 대해 외국 인력만 대안이 아니다. 고숙련 블루칼라가 일자리 미스 매치나 기업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공단은 교육부와 협력해 직업계고 교육 과정을 산업 수요에 맞게 개편하는 일도 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