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가운데 대학 진학률(70%)은 1위인 반면 직업교육을 받는 비율은 꼴찌 수준이다. 사회적으로 ‘학력 중시 풍토’가 강한 탓인데, 산업 현장 수요와 배출되는 인력 사이 불일치가 심각한 상황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중등 직업교육 참여율은 17%로 OECD 국가 33곳 중 30위다. OECD 평균(37%)의 절반 수준이다. 중등 직업교육 참여율은 우리나라의 고교 수준 과정 졸업자 가운데 직업교육을 받은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직업교육 참여율이 높은 나라는 주로 유럽 국가들이었다. 오스트리아가 74%로 1위를 차지했고, 체코(69%), 슬로바키아(68%), 스위스(67%)가 뒤를 이었다. 영국(65%), 독일(47%) 역시 한국보다 높다.
유럽은 한국과 달리 ‘학력주의’ 풍토가 심하지 않고 사무직과 현장직의 임금 격차가 크지 않은 것이 직업교육이 활발한 이유로 꼽힌다. 직업교육은 산업 현장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게 특징이다. 예컨대,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독일 등은 학교와 직장에서 직업교육을 병행하는 ‘이중 교육 체계’를 운영하는데, 현장 실습 비중이 더 높다. 주에 3~4일은 회사에서 실습 중심 수업을 받고 1~2일은 학교에서 이론 공부를 하는 식이다. 반면 한국은 직업계고 2학년까지 학교에서 이론을 주로 배우고 3학년 2학기에 수개월만 현장 실습을 나간다. 나승일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는 “한국 직업교육은 ‘학교 중심’에서 벗어나 현장 경험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 실습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여전히 직업계고 현장 실습생에게 심부름이나 허드렛일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 특성화고등학생권리연합회가 간호조무사 실습생을 대상으로 2022년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75%가 “교육과 상관없는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