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1일 학위수여식이 열린 동덕여대 캠퍼스에 지난해 학생들의 남여공학 반대 투쟁 당시 쓴 구호가 그대로 남아 있다./연합뉴스

동덕여대가 남녀 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해 본관을 점거하고 교내 시설물을 훼손한 학생들에 대한 형사 고소를 취하했다. 대학 측은 교육기관으로서의 조치라고 했지만, 학생들의 폭력 시위를 대학이 용인한 선례가 남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덕여대는 서울경찰청에 학생들에 대한 형사 고소 취하서와 처벌 불원서를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이날 낸 담화문에서 “반목과 불신, 학교 이미지 실추 등 견디기 어려운 내·외부적인 상황을 체감하며 기존에 취한 법적 조치를 취하하기로 했다”며 “학생들의 불법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에서 법적 조치를 했었지만, 궁극적으로 처벌보다는 대화와 포용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 교육기관의 입장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학교의 결정에 대해 동덕여대 재학생연합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 어떤 위협에도 물러서지 않았던 학우들, 끝까지 연대했던 이들의 용기와 결단이 만들어낸 승리”라고 했다.

앞서 동덕여대 일부 학생들은 작년 11월 학교 측이 발전 계획을 수립하면서 ‘남녀 공학 전환’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 본관을 점거하고 전 이사장 흉상에 오물을 투척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학생들은 이 과정에서 학교 건물 내·외벽과 바닥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공학 전환, 입시 사기’ 등 문구로 도배했고, 교내 취업 박람회 등 행사를 방해하기도 했다.

동덕여대 측은 학생들의 이 같은 불법 행위로 인한 피해액이 54억원에 달하고 학교 이미지가 크게 실추되는 등 피해가 막심하다고 보고 총학생회장 등 시위를 주도한 학생 21명을 공동재물손괴 및 공동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대학 측이 고소를 취하했지만 경찰 수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학교 외에도 시민단체 등이 같은 혐의로 학생들을 고발한 사건이 있는 데다, 학생들이 받는 혐의 역시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기소할 수 없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아 수사를 종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