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5일 경기도 하남시 신우초등학교에서 '따뜻한 돌봄과 교육이 있는 늘봄학교'를 주제로 열린 아홉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앞서 늘봄 프로그램을 참관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정부가 예산 1조1657억원을 투입해 올해 2학기부터 전국 6100여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전면 시행한다. 초1 학생이라면 누구나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원하는 시간대에 돌봄·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은 원한다면 누구나 방과 후 2시간 동안 무료 놀이 수업도 받는다. 저녁 6시 이후에 남는 학생 모두에게 석식도 무료로 제공한다. 늘봄학교로 늘어나는 행정 업무를 맡기기 위해 전담 직원도 6000여명 뽑아 배치한다.

교육부는 5일 경기 하남시 신우초등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아홉번째, 따듯한 돌봄과 교육이 있는 늘봄학교’에서 이 같은 내용의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늘봄 학교는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학교가 주도해 아이들을 돌봐주는 제도다. 오전 7시부터 최장 오후 8시까지 원하는 시간만큼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핵심으로 추진하는 저출생 극복 정책이기도 하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도 부모 퇴근 전이면 사교육비를 들여 ‘학원 뺑뺑이’를 돌아야 한다. 부모 중 한 명이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부는 학교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면 저출생 극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교육부는 오는 3월 새 학기부터 전국 2000여개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를 추진하고, 오는 2학기 전국 6100여개 모든 초등학교로 이를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는 1학년이 정규 수업이 끝난 뒤 원하는 만큼 학교에서 ‘늘봄학교’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내년엔 2학년으로 확대된다. 그동안 돌봄·방과후 수업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많은 학교는 저소득층, 맞벌이가정에 우선 순위를 부여하거나 추첨하곤 했다. 올해엔 원하는 누구나 ‘늘봄학교’로 수용해준다는 방침이다.

올해 1학년은 학교에서 2시간 동안 예술·체육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늘봄학교’ 수업을 무료로 수강할 수도 있다. 저녁 6시 이후에도 불가피하게 늘봄학교에 남아있어야 한다면, 소득과 무관하게 모든 학생에게 저녁 급식도 무료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저소득층 등에 제공되던 방과후 자유수강권(1인당 연간 60만~80만원) 지급 대상도 늘린다. 저소득층 외에 교장이 추천할 수 있는 자유수강권 제공 대상을 전교생 10%에서 20%로 확대한다.

교사들에게 늘봄학교 관련 업무 부담도 지우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늘봄학교에 따른 신규 행정업무를 전담시키기 위해, 올해 1학기에는 기간제 교원 등을 2000여명 고용해 각 학교에 배치한다. 2학기에는 공무직·단기계약직 등을 6000여명 고용해 전국 학교에 1명씩 둔다.

2025년에는 늘봄업무를 전담하는 ‘늘봄지원실’을 따로 만들고, 늘봄지원실장을 따로 둔다. 늘봄지원실장은 지방공무원 2500명을 순증해, 대형 학교 중심으로 1명씩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늘봄지원실장 인건비 예산으로 연간 약 2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편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늘봄교실’도 올해 300개 가량 늘린다. 또 교실을 온돌식으로 바꾸는 등 저학년 학생이 더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1학년 교실도 리모델링 한다.

정부는 이 같은 늘봄학교 사업에 올해 1조1657억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2025년 2년 뒤인 2026년부턴 모든 학생이 학년에 상관 없이 늘봄학교 서비스를 대기 없이 이용하게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