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5년 기존의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장점을 통합한 새로운 0~5세 영유아 돌봄·교육 기관이 출범한다. 일부 교육청은 올해부터 유치원 돌봄 시간을 늘리고 어린이집 급식비를 올리는 등 유치원과 어린이집 간 격차를 줄이기로 했다.
30일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유보통합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초등학교 취학 전 영유아가 다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차이와 구분을 없애는 것이 골자다. 그동안 만 0~5세 돌봄은 보건복지부가 관리하는 어린이집이, 만 3~5세 유아교육은 시·도교육청이 관리하는 유치원이 주로 맡아왔다. 어린이집은 야간이나 방학 중 돌봄이 필요한 학부모들이 선호하고, 유치원은 시설과 교사 자격 수준이 높다.
이날 교육부는 2단계 유보통합 로드맵을 내놨다. 1단계는 유보통합 기반을 마련하는 준비 단계로 올해부터 내년까지다. 이 시기에는 기존 유치원·어린이집의 격차를 해소하고 각종 법령을 제·개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부터는 본격 유보통합을 추진하는 2단계에 돌입한다.
일단 올 하반기 유보통합 선도교육청 3~4곳을 선정해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격차를 줄여나갈 방침이다. 예를 들어 선도교육청이 해당 지역 어린이집에 유치원 수준의 급식비를 지원할 수 있다. 서울 기준 유치원은 한 끼 급식비가 3100원이지만 어린이집 급간식비 예산은 영아(0~2세) 1900원, 유아(3~5세) 2500원으로 차이가 나는데, 어린이집에 차액을 지원해 급식 수준을 올리는 것이다. 반대로 유치원에는 어린이집만큼 늦게까지 돌봄을 제공할 수 있도록 방과 후 활동 예산을 지원한다.
내년부터 교육비·보육료 지원도 대폭 늘린다. 현재 만 3~5세 공통 교육과정인 ‘누리과정’ 지원금을 유아 1명당 28만원씩 지원하고 있지만 사립 유치원 학부모는 평균 13만5000원, 많게는 20만원의 추가 비용을 내고 있다. 교육부는 2026년까지 모든 3~5세 학부모가 일부 특별활동비를 제외하고는 교육비를 거의 부담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유보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교사 자격·양성 과정도 일원화한다. 유치원 교사가 되려면 전문대학 이상 유아교육과를 졸업해야 하지만 어린이집 보육 교사는 학점은행제나 보육교사교육원 등을 통해서도 자격증을 딸 수 있다. 정부는 보육교사 자격증 가운데 학위 없이 딸 수 있는 3급 자격증은 폐지하고 학과제를 도입한다.
이를 기반으로 2025년부터는 교육부·교육청 중심의 유보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기존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제 3의 기관’으로 전환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장점을 합친 형태로, 0세부터 5세까지 다닐 수 있고 일정한 교사 자격과 시설 기준을 적용받는다.
다만 통합기관으로 전환된다고 해서 모든 기관이 일률적으로 0~5세반을 운영해야 하는 건 아니다. 교육부는 지역이나 기관 여건에 따라 학급은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자율성을 줄 방침이다. 예컨대 지금 0~2세 돌봄을 위주로 하는 소규모 가정 어린이집은 전환 이후에도 계속해서 영아를 전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는 31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유보통합추진위원회’를 설치해 2단계 로드맵을 본격 추진한다. 위원회는 유보통합 관련 정책을 심의하는 기구다. 유보통합추진위의 운영을 지원하는 실무기구인 유보통합추진단은 교육부에 설치된다.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국무조정실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협업 조직으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관계 부처 협력을 맡는다.
정부는 궁극적으로 유보통합과 초등 늘봄학교(저녁 8시까지 돌봄·교육 제공)로 0세부터 11세까지 질 높은 돌봄·교육을 통합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말 좋은 교육·돌봄 서비스를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부터 누구나 차별 없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어느 기관이든 학부모가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유보통합과 늘봄학교로 우리 아이들의 첫 12년의 교육과 돌봄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