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치러진 올 수능의 필적 확인 문구는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였다. 만해 한용운의 시 ‘나의 꿈’ 중 한 구절이다. 필적 확인 문구는 대리 시험 방지를 위해 매 과목 답안지에 수험생 자필로 적도록 하는 문구다.

지난 2005학년도 수능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적발된 이후 본인 확인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으며, 수험생을 향한 응원을 담은 메시지가 주로 선정돼 매해 수능마다 어떤 문구가 등장할지 관심을 모은다. 출제위원단이 국내 작가 작품 중에서 ‘밝은’ ‘맑은’ ‘희망’ 등 수험생에게 긍정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단어가 포함된 문구를 골라 정한다고 한다. 응시생 본인 필적을 식별할 수 있는 기술적 요소도 갖춰야 한다. 문구 길이는 12~19자여야 하고, 사람마다 쓰는 방법이 달라 필체가 드러나는 자음 ‘ㄹ’ ‘ㅁ’ ‘ㅂ’ 중 2개 이상이 들어가야 한다.

이번 수능에서는 최근 사회 현안을 다룬 문항도 다수 출제됐다. 사회탐구 영역 생활과윤리에서는 어린 자녀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려 공유하는 ‘셰어런팅(sharenting)’ 육아 문화를 지적하는 신문 칼럼이 제시됐는데 “자녀 사생활과 정보 자기결정권이 침해되고 자녀가 사이버 범죄에 노출될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칼럼이 강조하는 바를 찾는 것이 문제로 나왔고, 정답은 ‘아동·청소년은 개인 정보의 보호 대상이면서 주체가 되어야 한다’였다. 사회문화 과목에는 한글 자모를 모양이 비슷한 다른 자모로 바꿔 쓰는 온라인 언어유희 문화를 다룬 지문이 나왔다. ‘띠’와 ‘며’가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명작’을 ‘띵작’으로 표현하는 것이 대표적. 이 지문은 “젊은 세대 사이 하나의 놀이 문화로 서로 간 친밀감을 높이고 있다”면서도 “신조어를 잘 모르는 대다수의 기성세대와 소통 단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