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7일 끝났지만 수험생들은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수능 다음 날인 18일부터 주요 대학의 논술·면접 등 대학별 전형이 잇따라 시행되고, 12월 말부터는 정시 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빠르게 수능 가채점을 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수시·정시 전형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능이 끝난 뒤 수험생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가채점이다. 가채점을 최대한 정확하게 해야 내신·논술 등 다양한 요소로 뽑는 ‘수시’와 수능 성적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 중 어떤 대입 전형에 집중할지 판단할 수 있다. 시험장에서 자신이 기재한 답을 수험표 뒷면에 적어오는 게 가장 정확하겠지만, 기억에 의존해야 할 땐 시험이 끝난 뒤 최대한 빨리 가채점을 해야 오차가 적다.
가채점 결과가 예상보다 낮다면 수시 전형으로 지원한 대학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했는지 확인한 뒤, 기준을 통과한 수시 전형들에 전력을 다하는 게 좋다. 대학별 수시 전형 논술고사는 18일 숭실대 인문계열을 시작으로 다음 달 4일까지 실시된다. 같은 대학이더라도 지원하는 학과에 따라 일정이 다른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지원하는 대학 및 학과의 논술·면접 날짜와 시간, 그리고 시험 장소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논술 출제 범위가 고교 과정에서 나온다는 점은 같지만 대학별로 유형은 전부 다르다”며 “지망하는 대학의 기출 문제를 보고 출제 유형을 파악한 뒤, 기출과 예상 문제를 바탕으로 글을 많이 써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채점 결과가 예상보다 좋은 경우엔 수시 전형으로 지원한 대학의 논술이나 면접시험 등에 참가할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수시 전형으로 합격한 대학이 있다면 해당 수험생은 정시 지원은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정시 전형의 경우, 대학 또는 학부(과)에 따라 과목별 반영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총점’이 아니라 지망하는 대학들 반영 기준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격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에 재수생 비율이 높아 성적을 예측하기 더 어렵기 때문에 남은 수시 전형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올 수능에 지원한 검정고시·졸업생 비율은 31.1%로 1997년 이후 26년 만에 가장 높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번에는 특히 6·9월 모의고사를 보지 않은 반수생(대학에 재적하며 수능에 재도전하는 학생)만 약 8만명 정도로 많아서 등급을 가늠하기 더욱 어려울 것”이라며 “따라서 고3 수험생은 수시를 주도면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