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침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많은 비가 내릴 때 실내에 있다면 문과 창문을 단단히 닫고, 되도록 창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좋다. 집에 물이 차려고 하면 곧바로 전기 차단기를 내리고 가스 밸브를 잠가야 한다. 물에 전자 제품이 닿으면 화재나 감전 등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빗물이 종아리 정도(약 30㎝)까지 차기 전 신속하게 문을 열고 대피해야 한다. 무릎(약 50㎝)까지 물이 찼다면 압력 때문에 문이 열리지 않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즉시 119에 구조 요청을 한다.

어쩔 수 없이 물에 잠긴 길을 다닐 땐 갑자기 역류할 위험이 있는 하수구나 맨홀 근처를 피해야 한다. 빗물이 불어나면 뚜껑이 수압을 이기지 못해 튕겨져 나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밤부터 9일 새벽 사이 서울에선 맨홀 뚜껑이 날아가 물기둥이 솟아오르고, 맨홀 부근의 강한 유속에 주민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도 일어났다.

무너질 위험이 있는 축대나 담장, 공사장 근처를 피하고 가로등이나 신호등은 감전 위험이 있으니 멀리 떨어져 걸어야 한다. 물이 많이 찬 도로를 헤엄치듯 건너는 것은 금물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침수된 도로에선 휩쓸리기 쉽고 감전 위험도 있어 절대로 수영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도중 폭우가 쏟아지면 시속 20㎞ 이하로 천천히 운행하고 급제동은 금물이다. 침수된 곳을 지날 땐 멈추지 말고 저속으로 한 번에 통과해야 한다. 만약 차에 탄 상태로 급류에 고립됐다면 물살이 밀려오는 반대쪽 차량 문을 열고 탈출해야 한다. 전기차는 조금 더 유의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는 보통 바닥에 배터리팩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밀폐·방수 처리가 돼 있긴 하지만 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내연기관 차는 바퀴가 3분의 2 이상, 전기차는 바퀴가 절반 이상 물에 잠기면 차를 두고 대피해야 한다.

이미 침수 피해를 입은 집엔 가스가 누출돼 차 있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곧바로 들어가지 말고 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야 한다. 가스·전기 차단기가 내려가 있는지 확인한 뒤에 전문가의 안전 점검을 받고 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