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왼쪽)·이주호 서울교육감 예비후보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서울시교육감 단일화 추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단일화 합의문을 교환하고 있다./뉴스1

서울시교육감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박선영·이주호 예비 후보는 27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100% 여론조사로 단일 후보를 뽑자”고 제안했지만, 조영달·조전혁 예비 후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박선영·이주호 예비 후보는 이날 “교육감 선거는 정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기 때문에 ‘당원 투표’가 있을 수 없고, 여론조사만이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구체적인 시기와 방식은 다른 예비 후보들이 합류하면 합의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영달 예비 후보는 전날 “박선영·이주호 후보가 사퇴하면 (조전혁 후보와) 단일화 참여를 고려하겠다”고 했고, 조전혁 예비 후보도 “박선영·이주호 후보가 자진 사퇴하거나, 조영달 후보를 포함해 셋이 먼저 1명으로 정리하면 그 후보와 최종 단일화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박선영·이주호 예비 후보가 제안한 재단일화 방식을 거부한 셈이다.

서울시교육감 중도보수진영 예비후보들. 왼쪽부터 박선영, 윤호상, 이주호, 조영달, 조전혁 예비후보./뉴스1

지금까지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로는 7명이 등록했다. 중도·보수 성향은 박선영·윤호상·이주호·조영달·조전혁, 진보는 강신만·최보선이다. 조희연 현 교육감은 다음 주 초 공식 출마 선언을 하고 예비 후보로 등록할 예정이다.

앞서 ‘수도권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 협의회’(교추협)가 여론조사와 선출인단 투표를 합산해 조전혁 후보를 선출했지만, 이 경선에 참여했던 박선영·조영달 예비 후보가 선출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이탈했다.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지난 11일 이주호 예비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하고 “재단일화를 이루겠다”고 했지만 기존 후보들이 반발하면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후보 간 갈등이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보수 교육계에서는 지난 2014·2018년 선거에 이어 세 번 연속 조희연 교육감에게 패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8년에는 박선영·조영달 후보가 각각 나서 표가 갈렸고, 2014년에서도 보수 진영에서 문용린·고승덕 후보가 각각 30.7%와 24.3%를 얻어 진보 단일 후보로 39.1%를 얻은 조 교육감에게 내줬었다.

교육계에서는 중도·보수 진영 단일화가 이번 서울교육감 선거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본다.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20~21일 서울 유권자 1031명에게 설문한 결과, 중도·보수와 진보 진영 양자 대결이 될 경우 중도·보수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답변이 49.3%로 진보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답변(41.1%)보다 많았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 없이 현재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는 조희연 교육감이 32.3%로 가장 앞섰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