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중도·보수 진영의 서울시교육감 단일 후보가 진통 끝에 선출됐으나 단일화 효과는 ‘반쪽짜리’에 그칠 우려가 커졌다. 경선 과정에서 단일화 방식의 불공정 문제를 제기하며 다른 후보들이 잇따라 이탈했기 때문이다.
수도권 교육감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교추협)는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을 서울 중도·보수 단일 후보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교추협은 조 후보가 여론조사(60%)와 선출인단 투표(40%)를 합산한 종합점수에서 42.93%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친(親) 전교조 교육감들의 교육 파괴를 중단하고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겠다”라며 “시민들이 참여한 경선에서 승리한 중도·보수 단일 후보는 저 하나”라고 말했다. 조 후보는 18대 국회의원과 인천대·명지대 교수를 지냈다. 2010년 4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전교조 조합원 정보를 공개, 법원 판결로 전교조 교사들에게 손해배상금을 무는 등 전교조 측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당초 경선에 5명의 출마 예정자가 나섰지만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는 교추협이 특정 후보와 유착 관계라며 19일 단일화에서 빠져 독자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박선영 21세기교육포럼 대표는 선출인단 투표 과정에서의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29일 사퇴했다.
이에 따라 조 후보가 6월 1일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에 진정한 보수 단일 후보로 출마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조영달 교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교추협은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불공정하고 부당하게 단일화를 진행했다”며 “이번 단일화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우파 성향 교육단체인 서울교육리디자인본부는 내달 5일 별도 교육감 후보를 추대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번 단일화 과정에서 논란의 핵심은 선출인단 투표였다. 여론조사로만 줄을 세우면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일방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에 각 후보의 조직력을 반영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장치인데, 지난 27일 단일화 투표가 시작된 이후 선출인단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이 ‘선출인단으로 등록됐다’는 문자와 투표 링크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시민이 아닌 사람들이 대거 투표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런 논란에 대해 조전혁 후보는 “후보가 본인을 뽑지도 않을 사람을 선출인단에 몰래 넣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아마도 각 후보 지지자들이 주변에 투표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소수 사례이지,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명의 도용은 아닐 것으로 본다”고 했다.
보수 진영이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4년 전 교육감 선거와 비슷한 구도가 재연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2018년 선거에서 박선영 후보가 보수 진영 단일 후보로 나서 36.15%를 얻었다. 조영달 후보는 중도를 표방해 따로 출마, 17.26%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의 표를 합치면 당시 조희연 교육감이 얻었던 표(46.58%)를 넘기 때문에 단일화를 이뤘다면 승산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