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17만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다음 주(2월 28일~3월 4일) 전국 주요 대학들이 일제히 개강을 한다. 주요 대학들은 오미크론 대유행 속에서도 실제 학교에서 수업을 하는 ‘대면 강의’를 큰 폭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학교 기대와 달리 학생들은 “불안하다”며 비대면 강의로 몰리고 있다. 기숙사 경쟁률이 치솟는 현상도 곳곳에 나타난다. “어차피 개강 후 확진자가 쏟아지며 금세 비대면으로 전환될 텐데, 비싼 돈 주고 구한 원룸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느니 저렴한 기숙사에 들어가 상황을 살피겠다”는 것이다.

서울대의 경우 앞으로 모든 강의를 대면으로 실시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고려대와 성균관대, 서강대 등은 40~100명 미만의 학생들이 듣는 강의를 대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고려대 재학생 최모(23)씨는 이번 학기 전공 4개, 교양 2개 등 18학점을 전부 비대면 수업으로 신청했다. 최씨는 “확진자 수를 보니 대면 수업 듣다가 코로나 검사만 여러 번 받게 될 것 같아 집에서 안전하게 수업을 들을 생각”이라고 했다. 서강대 경영학부의 한 비대면 전공 강의는 수강 신청 전 예비로 실시한 희망 과목 신청 때 경쟁률이 약 8.6대1로 치솟기도 했다. 작년 1학기 경쟁률은 0.31대1이었다. 인기 있는 수업도 아니었지만 비대면이란 이유로 학생이 몰린 것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재학생 김경훈(25)씨는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데 확진될까 불안해져서 비대면 강의 하나를 다른 학생에게 10만원 주고 넘겨받기도 했다”고 했다.

기숙사도 2년 만에 때아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에 기숙사를 신청했던 서울의 한 여대 재학생 김모(25)씨는 “작년에 월 임대료 40만원짜리 방을 잡고도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돼 본가인 부산으로 내려가야 했다”며 “이번 학기는 대면으로 진행된다고 했지만 언제 바뀔지 몰라 기숙사부터 지원했다”고 했다. 고려대의 경우 이번 1학기 남자 기숙사 경쟁률은 1.5대1, 여자 기숙사는 3대1을 기록했다. 경쟁률만 따지면 모두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코로나 감염 우려가 컸던 지난 2년간 기숙사는 빈방이 많았다. 고려대 관계자는 “방역을 위해 3인 1실 200여 개를 2인 1실로 운영하며 수용 인원이 줄어든 탓도 있다”고 했다. 한양대 기숙사도 이번 학기 경쟁률이 1.73대1로 약 2년 만에 탈락자가 속출했다. 연세대는 지난달 17일 이 학교 신촌 캠퍼스 기숙사 배정 결과 발표 때 기숙사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됐다. 지원자들이 결과를 보려고 몰리면서 생긴 일이었다. 연세대생 민모(22)씨는 “지난 2년간 기숙사에서 지내며 탈락 걱정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 떨어졌다”면서 “비대면 수업으로만 15학점 신청한 후 대전의 고향 집에 내려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