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옥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장이 2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대학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 시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학령 인구 급감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내년 대학·전문대학 257곳에 1조1970억원을 투입하고 정원 감축을 유도하기로 했다. 선제적으로 정원을 줄인 대학은 최대 60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반면 서울 등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 대학의 30~50%는 정원을 줄여 충원율을 채우지 못하면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29일 교육부는 이런 내용의 ‘2022~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 시안을 발표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정부가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일반재정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대학을 내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9월 선정된 233개 대학(일반대 135교·전문대 97교)과 교원양성기관 11곳을 우선 지원한다.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대학들은 내년 5월까지 정원 감축 방안을 담은 ‘자율 혁신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학부 정원을 대학원 정원으로 옮기거나, 평생교육전담학과를 만들어 정원의 일부를 성인학습자로 채우는 식으로 정원내·외 규모를 줄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정부는 대학이 제출한 계획과 전국 5개 권역별 충원율 현황을 고려해 권역마다 유지 충원율(대학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 신입생·재학생 충원율) 기준을 정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이 기준에 미달하는 권역 내 하위 30~50% 대학은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 감축 권고를 따르지 않은 대학은 2024년 재정 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학령 인구 급감으로 올해 대학 신입생 모집이 본격적으로 타격을 입자 나온 조치다. 올해 전국 대학(전문대 포함)의 신입생 충원율은 91.4%로, 정원 미달 인원이 사상 최대인 4만586명에 달했다. 정부는 앞으로 정원을 줄이지 않으면 2024학년도 신입생 미달 인원이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정원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적정규모화 지원금’을 1000억원(전문대 400억원) 주기로 했다. 학과 통·폐합 등 정원을 줄이는 과정에서 내부 논의와 갈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미충원 인원보다 많은 정원을 줄이겠다는 대학은 최대 60억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에 따르면 2000년도 이후 학령인구는 35만명 감소했고 대학 학부 신입생은 24만명 줄었다. 그 사이 정부의 구조 개혁 정책 등으로 줄어든 입학 정원은 17만2000명(약 70%)이다. 교육부는 이날 시안을 바탕으로 권역별 공청회 등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1월 말 기본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대학평가 탈락 52교 중 13개교 구제

한편 정부는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탈락해 지원금을 못 받게 된 52교(전문대 27교 포함) 중 일부를 구제하는 계획도 내놨다. 정부는 신입생·재학생 충원율과 교원 확보율, 졸업생 취업률 등 지표를 심사 기준으로, 내년 5월 초까지 일반대 6교와 전문대 7교를 추가로 뽑기로 했다. 다만 이 대학들은 앞서 선정된 학교보다 적은 액수를 받게 된다. 일반대 총 180억원, 전문대 총 140억원 규모로 학교당 평균 일반대 30억원, 전문대 20억원 수준이다.

◇국가장학금 제한 ‘재정지원 제한 대학’ 내년 5월 발표

이날 정부는 ‘2023학년도 ‘재정지원 제한 대학 지정 방안’을 발표하고 사실상 ‘퇴출 대상’이 되는 대학 명단을 내년 5월까지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분류되면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각종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 해당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의 국가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도 일부 혹은 전면 제한된다. 정부는 다만 학령인구 급감과 코로나 영향을 고려해 심사 지표 가운데 신입생·재학생 충원율과 졸업생 취업률 등 3가지는 권역별(수도권·비수도권) 하위 20% 대학만 미충족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