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경기과학고등학교

경기과학고가 의대·치대·한의대에 지원한 2020학년도 졸업생 23명에게 재학 시 3년간 지급했던 장학금 전액을 회수했다. 의학 계열 대학 지원은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한 과학고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경기도 내 유일한 과학영재학교인 경기과학고가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김경근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경기과학고 의학계열 대학진학 현황’ 자료에 따르면, 경기과학고는 2020학년도 졸업생 126명 중 의학계열 대학 지원자 23명에 대해 재학 기간 3년간 지급한 장학금 1억2600여 만원을 모두 회수했다. 이들 중 13명은 의대 등에 합격했고, 10명은 불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과학고 졸업생의 의학 계열 대학 진학률은 2018학년도 6.7%, 2019학년도 8.7%, 2020학년도 10.3%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지난 2월 졸업생 중 의학 계열 대학에 입학 원서를 낸 23명이 첫 회수 대상이 됐다. 경기과학고가 재학생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은 수업료를 제외한 연구, 국제교류 협력, 진로 체험 활동 지원비 등으로 1인당 3년간 약 550만원 정도다.

경기과학고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2013년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됐다. 의학 계열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이 늘면서 경기과학고는 2018학년도 신입생 선발 때부터 ‘의대 지원 학생에 대해 장학금 회수, 대입 추천서 제외 등 불이익을 준다’는 내용을 모집 요강에 명시했다. 지난 4월 영재학교장협의회는 ‘영재학교 학생 의약학 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과학고가 의대 진학의 통로가 되는 것에 제동을 거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