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유행 이후 학생들이 느끼는 ‘코로나 우울’이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더 가혹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교육 당국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코로나 사태로 등교가 중단되면서 학생들 간 학력 격차가 심화됐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정신건강마저 ‘빈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 공개한 ‘코로나19 전후 학생들의 심리와 정서 변화: 서울 학생들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우울’은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부모의 돌봄 상황이 열악한 학생들에게 더 심각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서울 시내 초등학교 5·6년과 중학교 1~3년, 고등학교 1~3년 총 1만9884명을 대상으로 지난 5~6월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코로나 이전보다 이후에 ‘걱정이 늘었다’고 응답한 학생은 41.5%로 나타났다. ‘불안감’이 늘었다는 36.8%, ‘울적한 마음’이 늘었다는 25.3%였다. 또 연구진이 정신건강 상태를 ‘걱정, 불안한 마음, 슬프고 울적한 마음,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생각, 죽고 싶은 생각’ 등 5가지로 분류한 뒤 학생들에게 이 중 어떤 항목에서 어려움을 겪었는지 물었더니 학생들은 평균 1.27개 항목에서 ‘전보다 늘었다’고 응답했다.
문제는 이런 정신적 어려움이 학생 가정 형편에 따라 차이가 났다는 점이다. 본인 가정 형편이 ‘하’에 해당한다고 응답한 학생은 5개 정신건강 지표 중 평균 2.06개 항목에서 ‘전보다 어려움이 늘었다’고 답한 반면, 가정 형편이 ‘중’인 학생은 1.28개, ‘상’인 학생은 1.12개 항목에서 ‘늘었다’고 응답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잘사는 학생보다 2배 이상 정신건강의 어려움이 커졌다고 응답한 것이다. 특히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8명 중 1명(12.6%)은 5개 정신건강 지표 모두가 ‘코로나 전보다 이후 더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반면 가정 형편이 좋은 학생들은 4%만 이렇게 응답했다.
이 밖에도 스트레스, 자아 존중감, 주관적 행복감, 성취 동기,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 지표에서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형편이 좋은 학생들보다 코로나 이전보다 이후에 많게는 4배 이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후 부모 등 보호자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정신건강도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었다. 코로나 이전보다 이후 잠자는 시간이 줄어들거나 불규칙한 식사를 하는 학생,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나 혼자 있는 시간, 게임·온라인 활동이 코로나 전보다 후에 늘어난 집단의 스트레스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