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통합 체제로 시행되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첫 모의평가가 실시된 3일 오전 대전 서구 괴정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제1교시 문제를 풀고 있다.

일부 20대 사이에서 코로나 백신 우선 접종을 위해 9월 수능 모의평가에 응시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백신을 맞을 목적으로 모의평가에 허수로 응시하겠다는 것이지만, 이를 막기란 사실상 어려워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오르비 등 수험생들이 많이 가는 온라인 사이트나 대학생 커뮤니티 등에는 “9월 모평 보면 백신 놔준다하니 일단 접수하고 보자” “9월 모의평가 보고 백신 맞자”는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이들은 “21살인데 하반기까지 언제 기다리나” “빨리 백신 맞으려면 9월 모평 보면 되나?” 같은 말들을 주고받았다.

이는 교육부와 방역 당국이 여름방학인 오는 7~8월 중 대입 수능을 앞둔 고3과 재수생 등 수험생들에게 코로나 백신을 우선 접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들이 맞을 백신은 화이자가 유력하다. 교육부는 “접종 대상자를 오는 9월 수능 모의평가 원서 접수 명단을 근거로 선별할 방침”이라며 “다만 실제 수능에 응시할 생각이 없는데도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9월 모의평가에 허수 지원하는 경우에 대해선 관련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9월 모의평가 원서 접수는 보통 7월초에 이뤄진다. 교육부는 이때 수집한 수험생 명단을 토대로 백신 접종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졸업생은 응시 수수료(1만2000원)만 내면 사실상 코로나 백신을 우선 접종할 수 있게 된다. 당초 계획된 20대 백신 접종 순번보다 수개월 빨리 백신을 맞게 되는 셈이다.

입시계에서는 백신을 맞기 위해 9월 모의평가에 응시하는 대학생들이나 직장인이 늘어날 경우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수능은 ‘문이과 통합’ 체제로 치러져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 허수 지원까지 늘어 재수생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통계가 나오면 재학생 입장에서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혼란을 막기 위해 교육부가 백신 접종을 위해 9월 모의평가에 응시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강력히 권고하거나 사후 제재 조치를 하는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