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A여고에서 ‘전교 1등' 학생이 중간고사 기간 동안 부정행위를 저질렀는데도 학교 측이 이를 눈감아준 거 아니냐는 의혹이 온라인상에 퍼지고 있다. 학교 측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이 같은 논란이 확산하자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고 사실 관계를 조사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일부 학부모 사이에선 “제2의 ‘숙명여고 쌍둥이' 사태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3일 대치동 학원가 정보를 다루는 학부모 커뮤니티 ‘디스쿨’ 등에는 지난달 29일 A여고 1학년 B학생이 과학 시험을 치르던 중 시험 종료벨이 울린 후에도 약 30초간 답안지를 작성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일부 학부모들은 해당 학생이 이 학교 신입생 대상 반 배치고사에서 1등을 차지해 입학식 때 선서를 한 학생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학교 측은 시험 다음 날 “오늘부터 시험 종 치고도 쓰는 행위는 부정행위로 간주한다”는 내용을 안내했다고 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종료벨이 울린 후 답안지를 작성하는 건 명백한 부정행위”라며 “전교 1등 학생이라고 봐주는 거냐”는 주장을 펴고 있다. A여고는 지난달 20일 학부모들에게 배포한 가정통신문에도 ‘고사 종료 후 답안지 작성’을 부정행위로 간주해 해당 과목을 ‘0점 처리’한다고 안내했다.
파문이 커지자 A여고 측은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라며 “해당 학생은 반 배치고사 1등일뿐이고 우리 학교가 전교 1등에게 혜택을 줄 이유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2018년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의 시험지 유출 사건 등을 비롯해 학교의 내신 성적 처리에 대한 학부모 불신이 커진만큼 불만이 계속 나오고 있다. 고교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내신 상위권이 촘촘한 강남 여학교에서는 30초 답안지 작성이 문제 2~3개 이상을 더 맞추고도 남는 시간”이라며 “누구나 내신 점수에 민감한 만큼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진실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