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이 급증한 가운데 재정이 부실하고 학생 모집을 정상적으로 하기 어려운 ‘한계(限界)대학’이 전국적으로 84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회생이 불가능한 대학은 자진 폐교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한계대학 현황과 정책적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재정 결손이 심하고 교육·연구 여건이 열악해 정상적인 대학으로 기능을 하기 어려운 한계대학이 84곳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정부의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1회 이상 재정지원 제한, 학자금 대출 제한, 경영 부실 대학 등으로 꼽힌 대학들이다. 이 중 62곳(73.8%)은 비수도권의 지방대였다. 비수도권 가운데 한계대학이 가장 많은 지역은 충남(9곳)이었고 충북(8곳)·경북(8곳)·경남(6곳)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전국 한계대학의 94%(79곳)가 사립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비위나 도덕적 해이가 대학 부실의 원인이었던 지난 상황과 달리 지금은 인구·사회적 변화 요인이 한계대학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등장했다”며 “향후 한계대학 발생 및 증가 추이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실질적인 한계대학 퇴로 정책이 마련되지 않아 한계대학이 제대로 된 조치를 못 하고 한계 및 부실 상황에 계속 놓이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며 “대학 청산 때 설립자 기여분, 초기 투자 비용, 차입금 등을 일부 돌려주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