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딸인 조민씨의 고려대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 “최종 판결 이후 관련 규정에 따른 조치를 진행하겠다”라는 내용의 입장을 교육부에 보낸 것으로 9일 나타났다. 부산대는 조씨의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해 자체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인데, 고려대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날 고려대가 공개한 공문에 따르면, 고려대는 교육부에 “현재 (조씨 비리 의혹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진행 중”이라며 “최종 판결 이후 관련 규정에 따른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공문에서 “본교 학사운영규정과 대학입학 및 관리 운영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입학사정을 위하여 제출한 전형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 경우'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시 입학취소처리심의위원회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면서 “그러나 입시자료 폐기지침에 따라 현재 본교는 제출 여부가 입증된 전형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이어 고려대는 “제출 여부가 입증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서, 본교는 검찰이 입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는 언론보도를 토대로 법원에 압수물 가환부 신청을 진행했다”며 “그러나 자기소개서와 제출서류 목록표는 검사가 고려대에서 압수한 것이 아니어서 제공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되었다”고 했다. 당초 고려대는 조씨의 입시 비리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2010년도 입시 자료가 폐기돼 조씨의 입시 비리 여부에 대해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해왔는데, 이날도 같은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 같은 고려대 입장은 최근 진행된 부산대 의전원 상황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4일 조민씨의 부산대 의전원 부정 입학 의혹을 조사하라고 부산대에 지시했다. 법원이 조씨가 2015학년도 부산대 의전원 지원 당시 제출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 4개 경력 증명서가 모두 허위 또는 조작된 서류라고 판단한 지 3개월여 만이다. 이에 따라 부산대도 25명의 학내외 위원으로 ‘부산대 입학전형 공정 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재 조씨의 부정 입학 관련 의혹을 조사 중이다. 부산대 역시 이전까지는 “최종 판결 때까지 행정 조치 등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똑같이 허위 서류로 판명났는데도 교육부는 부산대와 고려대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조씨의 고려대 부정 입학 의혹과 입학 취소 쟁점 등에 대해 “별도로 고려대에 관한 법률 검토를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또 조씨의 허위 스펙 등이 담긴 한영외고 생활기록부 등에 대해서도 “한영외고는 교육청 관리 감독 대상이어서 법률 검토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교육부는 이날 고려대 공문에 대해 “어떻게 처리해야할 지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지난해 12월 정경심 교수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조씨가 부산대 의전원 입시 때 사용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비롯해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증명서,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논문 제1 저자 등재와 인턴 확인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확인서, 동양대 보조연구원 활동 확인서,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 체험 활동과 논문 제3 저자 등재 등 이른바 ‘7가지 스펙’이 모두 허위 또는 조작된 서류라고 판단했다. 이 중 단국대 인턴 경력과 논문 제1 저자 등재 기록, 공주대 인턴 경력,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경력 등은 고려대 입시 때 제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