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서 교원 다면 평가를 토대로 차등 지급하는 성과급을 폐지하자고 나섰다. 여기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친(親) 전교조 성향 교육감까지 가세해서 “올해 (교원) 성과 상여금을 균등 배분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교원 성과급은 유능한 교사의 사기를 올려주고 뒤처진 교사는 분발하도록 하는 취지로 2001년 도입됐다. 동료 교사끼리 평가하는 ‘교원 다면 평가’를 토대로 S(30%)·A(40%)·B(30%) 등급으로 분류해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작년의 경우 이런 차등 지급으로 교원 사이에 최대 연간 135만원까지 성과급 차이가 났다. 그런데 이런 제도가 교사 간 위화감을 조장한다며 전교조는 균등 분배를 요구하고 있다.

◇전교조 차등 성과급 폐지 주장

지난 11일 전교조는 ‘다면평가 거부 함께합시다!’라는 교육 선전 자료를 내고 교원 차등 성과급 폐지를 주장했다. 이들은 “(올해 교육 현장은) 코로나19 수업과 방역을 감당하며 분투했다”며 “교육 활동 성과에 대한 합리적 기준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이를 위해 조합원들에게 다면평가 거부 운동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세 가지 행동 요령을 알렸다. 첫째로 다면평가 관리위원회 참여를 거부해 동료 교원을 등급화하는 평가자 역할을 거부하고, 둘째로 정성평가에 참여해 주관적으로 동료를 평가하는 역할을 거부하자고 했다. 그리고 또 자기 실적 평가서를 제출하지 말고, 미제출 사유서 제출도 거부하자고 했다. 평가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평가 자체를 무력화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교육감까지 가세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최근 교원 성과 상여금 제도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조 교육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교원 성과 상여금 지급으로 인한 서열화와 구분짓기는 학교 현장의 분열을 초래하고 공동체 의식을 저해한다”며 “코로나를 이기기 위해 함께 동고동락했던 2020년만이라도 성과 상여금 균등 배분을 제안한다”고 했다. 조 교육감은 이를 시·도교육감협의회에 공식 안건으로 상정해 교육부에 검토를 요청하겠다고 했다.

◇“원격 수업 불만인데 평가도 안 하나”

올해 교육부는 성과급 지급을 위한 다면평가와 별개로, 학부모·학생 등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하는 교원 능력 개발 평가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코로나 사태로 예년 같은 교원 평가를 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행 10년 만에 처음으로 교원 능력 개발 평가를 유예하겠다는 게 교육부의 얘기다.

다만 성과급 균등 지급은 교육부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 인사혁신처와 협의를 해야 한다. 더구나 공무원과 근로자들은 대부분 받는 평가를 교사들만 받지 않겠다는 것을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기 어렵기 때문에 전교조 등의 희망대로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교육계 한 관계자는 “잘 가르치는 교원을 독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평가와 성과급 제도를 폐기하려는 시도에 합법화된 전교조가 더욱 강하게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올해 코로나 사태로 전면 실시된 원격 수업이 부실하다고 하는 학부모와 학생들 사이에선 교원 평가도 안 받겠다는 걸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부실한 원격수업으로 학부모 불만은 극에 달했는데 정작 교원들을 평가할 기회는 없어졌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코로나로 고생은 학생들이 더 한 것 아니냐”며 “올해야말로 원격 수업에 대한 학부모나 학생 만족도 조사가 더 필요한데 평가 유예도 모자라 성과급도 똑같이 나누자고 하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