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 지역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신입생이 1인당 30만원씩 지원금을 받는다. 부모의 소득 수준과는 관계없이 지급하는 ‘입학축하금’인 셈인데 일단 의류와 태블릿PC 두 가지로 구매 품목을 제한했다. 29일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서울시·서울시구청장협의회와 함께 이 같은 입학준비금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입학준비금을 지급하는 방안은 무상교복 논의 과정에서 나왔다. 서울시는 지난해 무상교복 조례를 만들어 중·고교 신입생에게 교복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했는데 서울시교육청이 탈(脫)교복 기조와 맞지 않는다며 반대해 무산됐다. 이에 대안으로 교복 아닌 의류와 태블릿PC까지 살 수 있게끔 지원금을 주기로 한 것이다.
내년에는 서울 지역 모든 중·고교 신입생 약 13만6700여명에게 총 410억여원을 지원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절반을 부담하고, 서울시가 30%, 자치구가 20%를 각각 부담키로 했다. 서울시의 간편결제 서비스 ‘제로페이’ 모바일 상품권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지원금은 교복·체육복·일상복 등 의류와 태블릿 PC를 살 때만 쓸 수 있다. 도서와 문구류는 구매 가능 품목에서 제외됐다. 조 교육감은 “도서·문구류는 현재 저소득층에 지원되는 부교재비나 학용품비와 중복 지원 우려가 있다”며 “사용 범위를 최대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미 저소득층 학생 등에게 스마트 기기 대여가 완료됐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원격수업이 일상화되면 자기 기기를 이용하도록 권장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30만원을 보태면 조금 사양이 높은 기기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매년 약 200억원을 입학지원금으로 부담할 전망이다. “교육 격차를 줄이는 데 별반 도움 되지 않는 현금 살포 정책을 내놓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26일 조 교육감은 “학교 시설 개선, 고교 무상 교육, 원격수업 등에 쓰일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며 정부에 국고 보조 확대를 요청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