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에 취업한 고졸 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2018년에 신설한 ‘고졸 후학습자 장학금’이 삼성전자 등 대기업 취업자에게도 지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장학금 수령자 가운데 50대 이상은 589명에 달하고 전문대 이상 졸업자도 16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돼 중소기업에 취직한 고졸 청년을 위한 일자리 대책이라는 제도 신설 취지와 원칙이 사실상 허물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교육부와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고졸 후학습자 국가장학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지난 1학기 장학금 수령자 8699명 가운데 19.5%인 1707명이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직원이 330명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은행(179명)과 신한은행(76명) 직원이 뒤를 이었다.
장학금 수령자 가운데 40대 이상 중장년은 1501명(1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0대는 531명이었고 60대 이상은 58명으로 집계됐다. 최종 학력이 전문대 졸업인 장학금 수령자도 160명이었다.
이처럼 제도 신설 취지와 달리 중장년 대기업 직원 등도 ‘고졸 후학습자 장학금’을 지원받게 된 데는 정부가 치밀한 수요 예측 없이 조급하게 사업을 추진한 데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원자가 적어 예산 집행에 차질이 예상되자 대기업 직장인도 대상에 포함하는 지원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이제는 최종 학력이 고졸이 아닌 전문대 졸업자에게도 장학금을 지원하고, 만 34세 이하 청년이 아닌 중장년 직장인도 지원 대상에 포함해 청년 일자리 대책으로 내세우기 민망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 사업에 2018년 288억원, 2019년 502억원, 2020년 385억원 등 총 1175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정친민 의원은 “청년 일자리 대책으로 시작한 ‘고졸 후학습자 장학금’이 대기업에 다니는 전문대졸 중장년도 지원받는 현금 살포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정부가 스스로 원칙을 허문 장학금 제도를 계속 이어갈 것인지 원점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