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은 300인 이상이라도 학교에 가고 있습니다. 재수생들의 학교인 재수종합학원을 열게 해주세요.”

“마스크 벗고 술 마시고 떠드는 룸살롱, 단란주점과 학원은 전혀 다릅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학원 수업하게 해주세요.”

“지방에서 서울로 재수하러 올라온 학생들은 2평짜리 방에서 감옥에 갇힌 듯 지내고 있습니다.”

18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300인 이상 대형 학원에 등원할 수 있게 해달라'는 청원 3건에 1만2000여 명이 동의했다. 이날 기준 수능을 76일 앞둔 상황에서 지난달부터 한 달째 등원이 중단된 수도권의 300인 이상 대형 학원 재수생들이 “고3에 비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재수 종합 학원 등 300인 이상 대형 학원은 고위험 시설로 분류돼 있고, 지난달 19일 집합 금지 조치가 내려진 수도권 학원의 경우 오는 27일까지 등원할 수 없다. 이 학원들은 현재 원격 수업을 하고 있다. 18일 수능 원서 접수가 마감됐고 오는 23일부터는 수시 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지난 1학기 때에는 코로나 여파로 개학이 늦어진 고3 학생들이 불리하다고 성토했는데, 2학기 들어서는 재수생들이 “고3은 매일 등교하고 진학 상담도 충분히 받고 있는데, 우리는 학원도 못 가고 집에 틀어박혀 원격 수업만 받아 불리하다”며 아우성이다.

서울의 한 재수 종합 학원에 다니는 정모(22)씨는 “올해 입시가 임박한 시기에 한 달 이상 학원을 못 간 데다 27일 이후에는 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며 “추석 연휴 이후까지 학원에 못 나가게 될까 봐 불안하고 초조하다”고 했다. 재수생 이모(19)씨는 “종합반 재수생은 원격 강의만 들으라고 강제하는 것은 입시 레이스를 뛰는 선수에게 모래 주머니를 차고 뛰라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재수생들은 300인 이상 재수 종합 학원에서는 지금까지 한 명의 학원생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학원이 오히려 안전한 공부 장소라고 말한다. 학교처럼 3분의 1이나 3분의 2 등으로 인원을 제한해서라도 등원하게 해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일부 재수생 부모는 정부에 항의하는 공동 입장문을 내라고 학원에 요구하고 있다. “한 번 실패한 아이들이라 절박한데 학원 측은 정부에 이렇다 할 말도 못 하고 무조건 희생을 당하느냐”는 것이다. 한 재수생 학부모는 “공정성 저해 조치에 분노하는 재수생과 부모들 입장을 학원들이 외면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는 300인 이상 학원 등원 허용에 앞장서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원 집합 금지 완화 등의 조치는 방역 당국과 지방자치단체가 권한을 갖고 있다”며 “수도권 대형 학원에 대한 집합 금지 완화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