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업무보고를 하면서 고객들의 개인신용정보 수십건을 넘긴 태광그룹 계열 저축은행들이 각각 부과받은 10억원 안팎의 과징금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지난 2월 태광 계열사 예가람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이 과징금을 취소해달라며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태광그룹 계열사들은 2014년부터 업무협약을 맺고 협의회를 조직한 뒤 각 계열사가 협의회에 인력을 파견해 기획·인사·재무·법무 등 업무 전반을 지원받아왔다. 예가람은 2019년 12월∼2021년 11월 사이 법률검토, 경영현황 보고 등을 위해 관계사에 대출 금액, 연대보증인 정보 등 개인신용정보 77건을, 고려는 2018년 4월∼2021년 11월 71건을 각각 당사자 동의 없이 협의회에 제공했다. 이에 금융위는 2024년 12월 신용정보법 위반으로 예가람에 10억3400만원, 고려에 9억48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이에 은행들은 “단순히 법률자문을 위해 정보들을 혐의회에 제공했을 뿐, 당사자의 신용 판단에 활용되지 않아 신용정보법상 ‘개인신용정보’가 아니고, 정보 주체의 동의가 필요한 ‘제3자 제공’도 아니다”라며 소송을 낸 것이다.
재판부는 은행들이 넘긴 정보에 고객 성명과 주소, 대출 내용, 신용등급 등이 기재돼 있고 이는 신용판단에 필요한 정보이므로 개인신용정보가 맞다고 판단했다. 협의회에 제공한 것 역시 제3자 제공이라고 보고 은행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과징금 액수가 위반행위에 비해 과하다”며 처분을 취소하라고 했다. 정보 제공의 주목적은 사업에 대한 법률자문을 받기 위한 것으로 2차 피해가 없었고, 넘겨진 개인신용정보 건수도 각 은행 별로 70건 정도에 불과해 위법성이나 비난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다.
재판부는 “신용정보보호법 관련 규정에 관한 해석이 정립돼 있지 않았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징금 액수 산정에 이러한 점이 참작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