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개 봉지에 나뉘어 포장된 대마. 약 636kg에 달한다. /마약범죄정부합동수사본부

태국에서부터 약 636㎏ 규모 대마를 밀수한 50대 재일교포 신분 일본 야쿠자 조직원이 당국에 붙잡혔다. 약 127만명이 동시에 흡연이 가능한 양으로, 약 954억원 상당이다.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는 10일 일본 야쿠자 ‘쿠도카이자(工藤會)’ 조직원 A(53)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합수본은 또 이날 A씨에게 대마를 보낸 베트남 마약 판매 조직원 4명을 특정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합수본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초 태국 람차방 항에서 출항하는 선박 컨테이너에 대마 약 636㎏을 선적해 같은 달 23일 인천항에 도착하게 하는 방식으로 대마를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베트남 마약 판매 조직원들과 공모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태국 마약 판매 조직에서 대량의 대마를 매수한 다음, 선박을 통해 국내로 들여온 후 일부는 국내 베트남 마약 유통 조직을 통해 유통하고, 일본 야쿠자 조직에 다시 수출하는 방식으로 마약을 판매하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수본 관계자는 “최근 적발된 대규모 선박 밀수 사건은 보통 중국이나 제3국으로 밀수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경유한 방식인데, A씨는 직접 국내에 유통하려고 들여온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 직접 유통을 시도한 건, 한국이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 비해 마약류 암거래 가격이 현저히 높은 데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 일명 ‘던지기’ 방식으로 진행되는 비대면 유통이 손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마 1㎏은 태국 현지에서 약 100만원 수준인데, 국내 소매 가격으로는 약 1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수·유통에 성공하면 약 150배의 수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A씨는 2016년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필로폰 약 956g, 시가 31억원 상당을 일본에 재수출하기 위해 보관하고, 권총 1정, 실탄 19발을 일본에서 수입한 혐의 등으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이력이 있다. 합수본은 “A씨가 국제 마약 조직과의 인맥을 이용해 이번 범행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컨테이너에 대마 약 636kg 실려있는 모습. /마약범죄정부합동수사본부

A씨는 중국에서 개통한 휴대전화를 이용해 베트남 조직원들과 텔레그램이나 시그널 등의 보안 메신저로 소통하고, 대마 대금을 가상 화폐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당국의 추적을 피해 왔다고 한다. 또 태국발(發) 선박은 FCL(Full Container Load·한 명이 컨테이너 하나를 전부 사용하는 해상 운송 방식)로 화물을 싣고, 대마를 진공 포장기로 여러 번 압축해 부피를 줄이고 냄새를 없애기도 했다. 대마를 포장한 박스에는 의류와 신발 등을 넣어 은닉했다. A씨는 또 일본으로 대마를 수출하는 방법을 모의하거나, 콜롬비아 마약 밀수를 계획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올해 1월 국가정보원이 관련 첩보를 입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합수본은 검찰, 경찰, 해경, 세관 공조를 통해 경기도 외곽 창고로 대마 은닉 컨테이너를 옮긴 후 이를 받으러 온 A씨를 현장에서 즉시 검거했다.

합수본 관계자는 “A씨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과 국정원 국제공조 등을 통해 베트남 마약조직의 두목 등 4명의 신원을 특정한 후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할 예정”이라며 “배후세력 등은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