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2022년 여름 술자리를 가졌다고 진술한 배우 박성웅씨가 8일 법정에서 임 전 사단장을 직접 대면한 뒤 “저는 이 분을 모른다”고 증언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에서 열린 임 전 사단장의 국회 위증 혐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박씨는 증인석 오른편에 앉은 임 전 사단장을 보더니 “이쪽 분이 임성근 사단장입니까? 저는 이 분을 모릅니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2022년 여름 이 전 대표 등과 술자리를 가진 것은 맞다”면서도 “그 자리에 온 해병대 사단장이 임 전 사단장인지는 모른다”고 증언했다.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박씨의 해병 특검 참고인 진술서에는 박씨가 문제의 인물에 대해 “이 전 대표가 임 장군, 우리 사단장, 해병대라고 불렀다”고 말한 대목이 담겨 있었다. 임 전 사단장은 “이 전 대표를 모른다”고 국회에서 말하는 등 구명 로비 의혹을 부인해 왔는데, 특검은 박씨를 비롯한 참고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임 전 사단장이 거짓말을 했다고 본다.
그러나 박씨는 “임 장군이 아니라 우리 장군”이라고 이날 진술을 정정한 것이다. 진술이 바뀐 경위에 대해선 “특검이 다른 술자리 배석자들의 진술을 조합해 물어봤다”며 “이 전 대표는 당시 ‘임 장군’이 아니라 ‘우리 장군’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씨는 “이 전 대표와 해병대 장군이라는 사람이 수차례 허그를 하는 등 친해 보였다”고 진술했으나, 이를 제외한 부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특검 측은 “통상 술자리에서 군 장성을 만나기 어려우니, 비교적 선명하게 기억이 남았을 것 같다”며 추궁했지만, 박씨는 “제가 사업을 같이 한 것도 아니고, 이득을 바란 관계도 아니다”라며 “제겐 모두 다 같은 일반인”이라고 했다. 술자리에 참석한 해병대 사단장이 임 전 사단장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박씨는 이날 자신의 진술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검 측이 익명을 보장해준다고 해 철석같이 믿고 수사에 협조했는데, 불과 한 달여 만에 조사 받은 사실이 보도돼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문의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이 자신의 연락처를 알아내 접근하는 일이 있었다고도 박씨는 증언했다.
박씨는 이날 재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아는 것 잘 얘기하고 증언했다”고 말한 뒤 법원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