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부산 강서구 부산교도소 중독재활수용동에서 마약사범들이 재활 교육을 받고 있다. 중독재활수용동은 재활 의지가 강한 마약 투약사범을 치료하는 전담 교정 시설이다./이민경 기자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주식과 전쟁 얘기를 한다. 올해 코스피 지수가 6000을 넘기면서 너도나도 주식 투자에 나섰다가 중동 상황에 민감해진 것이다. 그런데 주식 못지않게 일상 깊숙이 스며든 것이 있다. 바로 마약이다.

국내에서 적발된 마약사범은 2023년 2만7611명으로 정점을 찍고 나서 2024년 2만3022명, 작년 2만3403명으로 3년 연속 2만명을 넘어섰다. 마약 범죄 암수율(드러나지 않는 범죄 비율)이 약 28배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마약사범은 65만5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국민 100명 중 1명 이상이 마약과 얽혀 있는 셈이다. 이 중 10~30대가 60%를 넘는다.

본지 취재팀이 주말에 방문한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는 ‘공부약’으로 불리는 각성제 포장지와 알코올 솜이 나뒹굴었다. 청소년들도 ‘공부약’ ‘다이어트약’ 같은 마약성 의약품과 필로폰 등 마약을 텔레그램이나 해외 직구 등을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마약성 의약품에 중독된 열여덟 살 딸의 상태가 더 나빠질까 봐 경찰에 신고한 부모 얘기는 남의 일 같지가 않았다. “평범한 집안 출신 지인 자식이 마약에 손댔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비슷한 일을 겪고도 쉬쉬하는 사람도 있더라”며 한탄하던 검찰 고위직 출신 인사의 말도 과언이 아니다.

마약 범죄는 ‘투 트랙’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공급·유통 사범에 대해선 엄벌해야 한다. 국제 공조 수사를 통해 해외 마약 조직 총책을 검거하고 범죄 수익도 환수해야 한다. 단순 투약 사범에 대해선 ‘중독 환자’로 보고 치료·재활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투약 사범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몇 차례 교도소를 드나들다 보면 경제적으로 궁핍해진다. 그러다 마약 유통까지 손을 대며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마약 중독 치료를 위한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마약 중독을 전문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의사는 전국에 4~5명뿐이며, 마약 치료 전문 병상도 341개에 불과하다. 법조계에선 미국의 DEA(마약단속국) 같은 마약청 설립을 제안하며, 검찰·경찰·국정원·관세청·해양경찰청 등에 분산된 마약 관련 기능을 통합해 국제 수사와 치료·재활까지 아우르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부도 마약청 설치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금연 교육처럼 초등학생 때부터 마약 예방 교육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마약김밥’ ‘마약떡볶이’ 등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연예인들의 마약 사건이 잇따르며 젊은 층의 경각심이 희박해진 현상이 문제로 지적된다.

10~30대 젊은 세대가 마약으로 무너지면 한국 사회의 미래도 흔들린다. 마약 단속과 수사, 치료, 예방에 대한 정부 대책이 시급하다. 우리 사회가 이 위기에 냉정히 맞서지 않는다면 평범한 일상은 물론 젊은 세대의 꿈과 희망도 무너지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