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BMW코리아 사무실 입주 건물 /뉴스1

2018년 ‘BMW 연쇄 화재 사고’ 이후 기후에너지환경부(옛 환경부)가 BMW코리아에 부과한 321억여 원의 과징금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덕)는 BMW코리아가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근 “과징금 321억5000여만원 부과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이 사건은 2018년 여름 국내에서 수십 건의 BMW 디젤 차량 화재가 잇따라 발생한 데서 비롯됐다. 정부 민관합동조사단은 원인 조사에 착수해 그해 12월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쿨러에 균열이 생겨 냉각수가 샌 것이 화재의 근본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EGR은 경유 차량 엔진에서 나온 배기가스 일부를 다시 엔진으로 돌려보내 연소 온도를 낮추고 유해물질 발생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EGR ‘쿨러’는 이 과정에서 뜨거운 배기가스를 냉각시키는 장치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BMW코리아가 EGR 쿨러의 결함을 알고도 리콜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자동차관리법 위반)로 과징금 118억원을 부과했다.

기후부는 이후 2024년 BMW코리아에 과징금 321억여 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BMW코리아가 2014~2018년 EGR 쿨러 주변 파이프·브라켓·호스 등 부품 3종을 정부 인증(보고) 없이 무단 변경해 옛 대기환경보전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BMW는 이에 “이 부품들은 시행규칙상 정부 인증 대상에서 제외된다”면서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BMW코리아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EGR 쿨러에 포함된 브라켓·호스·파이프 등 ‘부대 부품’들은 배출가스 관련 부품이기는 하지만 인증이나 변경 인증 대상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부대 부품 변경까지 모두 인증 대상으로 해석하면 자동차 제작사는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 경미한 변경까지 모두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결과가 된다”고 했다. 또, BMW코리아는 이미 결함 차량을 판매했다는 이유로 118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상태인데 상대적으로 경미한 ‘부품 변경 미신고’를 이유로 더 큰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기후부는 이 같은 1심 판결에 항소했다. BMW코리아와 전현직 직원들이 화재 위험을 은폐했다는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에 대한 형사 재판은 서울중앙지법에서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차주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단체 손해배상 소송도 다수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