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딸 명의로 ‘사기 대출’을 받아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아파트를 산 혐의를 받는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12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양 의원은 의원직을 잃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이날 양 의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 사건의 상고심에서 사기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상고 기각으로 확정했다. 다만 원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벌금 150만원이 선고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고 파기 환송했다.
국회법은 의원이 법률에 규정된 피선거권이 없게 되었을 때에는 퇴직한다고 규정한다. 공직선거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실효되지 않은 경우 피선거권이 없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양 의원은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단과는 상관없이 사기 혐의로 의원직을 잃게 된 것이다.
양 의원은 아내 서모씨와 공모해 2021년 4월 대학생인 딸 이름으로 11억원의 사업자 대출을 받아 서울 서초구의 31억2000만원 상당 아파트 구매 비용을 충당한 혐의를 받는다. 대출 과정에서 새마을금고를 속이려고 증빙 서류를 위조해 제출한 혐의(사문서위조 및 행사)도 있다.
이와 관련해 1심은 작년 2월 양 의원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 허점을 이용해 거액의 대출을 받았고, 필요 서류에 서명날인하는 등 범행에 적극 협조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양 의원의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에 대해선 “가담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도 1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고,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의원직 상실형을 확정한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1심과 항소심이 유죄로 판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일부 법리를 오해한 점이 있다”며 파기 환송했다. 양 의원은 22대 총선을 한 달가량 앞둔 2024년 3월 사기 대출 의혹이 제기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마을금고가 먼저 대출을 제안했고 의도적으로 속인 적이 없다”는 글을 올려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또 총선 후보자 등록 과정에서 문제의 아파트 가격을 9억6400만원 낮춰 쓴 혐의도 있다.
1심은 “단순히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을 넘어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는 허위 사실이 페이스북 글에 담겨 있고, 허위로 재산 내역을 신고해 당선되고자 하는 미필적 인식이 있었다고 보인다”며 관련 혐의에 대해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도 1심 판단을 수긍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페이스북 게시글과 관련한 허위 사실 공표 혐의는 성립한다”면서도 “원심 판결엔 재산 축소 신고와 관련한 미필적 고의에 대해 법리 오해가 있다”며 파기 환송한 것이다. 대법원은 “양 의원의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가 실제 아파트 매입액이 아닌 공시가격으로 재산 신고서를 작성했다”며 “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 점검 과정에서 별다른 지적을 받지 않았던 만큼 양 의원이 고의로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대법원은 양 의원과 함께 기소된 서씨에겐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양 의원은 선고 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지만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면 변호인단과 상의해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아보려 한다”고 했다. 이날 시행된 재판소원 청구를 검토하겠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