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쿠팡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상설특검이 “문지석 부장검사가 악의적으로 (상급자인) 차장 보고를 패싱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특검은 오는 26일 문 부장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관련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지난 23일 특검에 제출했다. 문 부장검사는 부천지청 형사3부장으로 근무했던 2024년 9월, 당시 부천지청장이었던 엄 검사와 김동희 차장검사에게 보고하는 절차를 건너뛰고 쿠팡 본사 대표이사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당시 부천지청에 근무했던 주임 검사는 김 차장검사와의 면담 자리에서 ‘(문 부장검사가) 차장에게 보고하면 쿠팡 본사 압수수색을 막을 것이니 보고하지 말고 청구하라고 지시해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엄 검사 측은 “이는 검찰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지청장과 차장을 불순한 동기를 가지고 의사결정을 왜곡시키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엄 검사 측은 문 부장검사가 앞서 홍철호 전 정무수석의 굽네치킨 상품권 기부 사건을 수사했을 당시에도 이른바 ‘보고 패싱’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도 독단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면서 김 차장검사에겐 사후 통보를 했다는 것이다. 당시 문 부장검사는 ‘차장은 사건에 관심이 없으니 보고할 필요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영장 집행을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 사건에 한해 전결권을 부장검사에서 차장검사로 상향하고, 부장과 차장에게 동시에 보고하도록 한 조치도 불가피했다는 게 엄 검사 측 입장이다. 통상 압수수색 영장의 전결권은 부장검사에게 있지만, 주요 사건의 경우 영장 청구 전 상급자에게 보고하는 게 관행인데 이 같은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문 부장검사는 ‘당시 압수수색 영장은 위임전결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청구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문 부장검사는 이후 사건처리 과정에서 자신이 배제됐다고 주장하지만, 엄 검사 측은 “문 부장의 결재권은 존치되고 다만 차장이 한 번 더 결재하겠다는 것이니 문 부장이 배제된 사실은 없다”고도 반박했다.
특검은 이 같은 주장을 토대로 당시 부천지청의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의 처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특검의 수사 기간은 내달 5일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