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사법 3법’을 강행 처리할 방침이다. 사법 3법은 법원의 판결을 헌법재판소가 심판해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재판소원 도입, 판·검사가 법을 잘못 적용하면 처벌하는 법 왜곡죄 신설,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 증원 등 사법 제도의 근간을 바꾸는 법안이다. 162석의 민주당은 국민의 기본권 보호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법조계와 국민의힘의 반대를 무시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거대 여당이 민주주의의 근간인 사법부 독립을 흔들 수 있는 사법 제도 개편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은 사법 3법이 통과될 경우, 사법부의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재판소원은 사실상 ‘4심제’로, 3심제를 규정한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소송 기간·비용만 늘어나 소송 당사자들에겐 ‘희망 고문’이자 ‘소송 지옥’이 될 것이라고 대법원은 지적했다.

대법관 증원법이 통과되면 대법관 26명 중 이재명 대통령이 22명을 임명할 수 있게 된다. 특정 정권이 사법부를 장악하게 된다는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법관을 12명 늘리려면 판사 100여 명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보내야 해 하급심(1·2심)이 부실해지거나 재판 지연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법 왜곡죄는 처벌 기준이 추상적이어서 판·검사들이 정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있다.

민주당은 작년 5월 대법원이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이때부터 사법부를 겨냥한 법안들을 쏟아냈다. 이 때문에 법조계와 법학계, 정치권 일각에선 사법 3법을 두고 “사실상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정략 입법’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사법부 구성을 친(親)정권 성향으로 재편해 재판 결과를 정권에 유리한 쪽으로 뒤집으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취지다.

과거 주요 사법 제도를 개편할 때는 1년 넘게 여야 합의 과정을 거쳤다. 수차례 국민 공청회도 열어 법안을 다듬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번에는 국회에 여야가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고 공청회도 한 번 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