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에게 7억67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경무관에게 법원이 13일 1심에서 징역 10년과 벌금 16억원, 추징금 7억5873만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를 받는 김모 경무관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김 경무관은 2020년 6월~2023년 2월 수목장 등 장례 사업을 하는 사업가 A씨에게 사건 관련 알선 청탁과 함께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뇌물을 수수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오빠와 지인 배모씨 명의의 계좌를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경무관은 A씨 명의의 신용카드도 사용했다고 한다.
재판부는 “김 경무관은 A씨와 수목장 사업 관련 고소 사건이 발생할 경우 경찰대 출신 선후배 인맥을 통해 도움을 주기로 합의한 점이 인정된다”며 “차명 계좌를 이용해 뇌물 등을 수수한 사실 역시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김 경무관을 향해 “피고인은 공정성과 청렴성, 도덕성을 요구받는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영향력을 남용해 범행을 저질러 공무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와 합의한 알선 내용에는 수사 업무 처리 방향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고, 뇌물 수수액도 커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했다.
뇌물을 건넨 A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고 김 경무관과 함께 법정 구속됐다. 김 경무관에게 계좌를 빌려준 오빠는 징역 3년, 벌금 3억원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고, 배씨는 징역 2년 6개월, 벌금 1억5000만원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됐다.
이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023년 2월 대우산업개발 이상영 회장이 김 경무관에게 분식 회계 관련 수사 무마를 대가로 1억2000만원의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을 수사하다 김 경무관의 해당 혐의를 인지해 수사가 개시됐다. 공수처가 직접 기소한 사건 중 실형이 나온 것은 이 사건이 처음이다.
공수처는 “이번 판결은 고위 경찰공무원의 부패 범죄에 대해 사법부가 엄정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공수처는 그 의미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공수처는 국민의 신뢰에 부응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엄정한 수사와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만 공수처는 지난해 12월 결심 공판에서 구형한 징역 15년보다 낮은 형량이 선고된 점을 고려해 항소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