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사법 행정권 남용’ 사건의 항소심에 6일 불복해 상고했다. 지난달 30일 항소심에서 일부 유죄 판결이 나온 지 일주일 만이다.

지난달 30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사법 행정권 남용’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이날 서울고검은 “양 전 대법원장,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사건 항소심 판결에 대한 상고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직권남용’의 법리 부분 등에 대한 대법원의 통일된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고, 관련 사건이 대법원에서 재판 진행 중인 점과 고 전 대법관에 대한 형사상고심의위원회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14부(재판장 박혜선)는 지난달 30일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전직 대법원장이 형사 사건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첫 사례였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이 받는 47개 혐의 중 재판 개입과 관련한 2개 혐의를 유죄라고 판단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2015년 4월 서울남부지법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취소하게 한 행위, 2015년 11월 서울고법에 옛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이 낸 지위 확인 소송의 1심 결과를 뒤집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가 유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박 전 대법관에게도 양 전 대법원장과 범행을 공모했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반면 고 전 대법관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의 핵심 혐의인 ‘직권남용’의 범위를 전부 무죄가 나왔던 1심 판단보다 넓게 해석했다. 재판부는 “사법 행정권자의 행위가 외형적으로는 법관에게 행정 사무에 관한 협조를 요청하는 것으로 보여도, 실질은 구체적 사건의 재판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경우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같은 판단이 그간 나왔던 다른 사법 행정권 남용 사건에서 나온 대법원 판결과 배치되는 만큼, 상고심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측도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