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별검사는 3일 통일교 측에서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 대해 항소했다. 권 의원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해서도 같은 날 항소했다.

특검은 두 사람의 1심 판결에 대해 “형량이 죄책에 상응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뉴스1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는 지난달 2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권 의원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민 특검은 권 의원에게 징역 4년을 구형한 바 있다.

특검은 이날 1심 판결에 항소한 뒤 “(권 의원은) 막중한 공적 지위에 있었음에도 특정 종교 단체와 결탁해 종교 단체가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구조적 통로를 제공했다”며 “이로 인해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이 통일교의 청탁 실현을 위해 사용됐다”고 밝혔다.

또 “증거가 명확함에도 수사 때부터 일관해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는 데 급급했다”면서 “사안의 중대성과 죄질의 불량함 등을 고려하면 형량이 죄책에 상응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 현안 청탁을 대가로 정치자금 1억원을 불법으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권 의원은 2021년 12월 29일 윤씨와 만나 “2022년 2월 개최될 통일교 행사인 한반도 평화 서밋에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가 참석할 경우 윤 후보의 대선 자금을 지원하는 등 통일교 신도들의 조직적인 투표 및 통일교 재정 지원으로 대선을 도울 수 있다”는 취지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권 의원은 2022년 1월 5일 서울 영등포구 중식당에서 윤씨를 다시 만나 현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재판부는 “국회의원은 양심에 따라 국가 이익을 우선해야 함에도 피고인은 통일교에서 1억원을 받아 국민의 기대와 헌법에 대한 책무를 저버렸다”며 “그럼에도 공소 사실을 부인하고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권 의원 측은 판결 당일인 지난달 28일 바로 항소했다. 권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판결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즉시 항소해 이 판결의 오류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청탁할 목적으로 명품 가방과 목걸이를 전달한 혐의를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 /뉴스1

한편 권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넨 윤씨에게는 1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윤씨가 권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징역 8개월을, 김건희 여사에게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 등을 건넨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등에 대해선 징역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금품 구매 과정에서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재판부는 윤씨가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불법 원정 도박에 관한 경찰 수사 연락을 받고 도박 자금 출처에 관한 증거를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에 대해선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공소 기각했다. 특검이 별건 수사를 해 기소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윤 전 본부장의 불법 원정 도박 관련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해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사건은 통일교 정교유착 사건을 수사하면서 인지된 사건으로 특검법에 규정된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관련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의 판단과 달리 해당 혐의가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또 법원은 윤씨가 2022년 4월 김 여사에게 제공한 또 다른 샤넬 가방의 구매 자금을 횡령한 혐의는 불법영득의사가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특검은 “비록 그 시점에 명시적인 청탁이 없었다고 해도 향후 통일교 정책에 대한 청탁을 염두에 두고 선물을 제공한 것임이 전후 사정상 명확하다”며 반박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사건은 정교 유착을 통한 국정 농단 사안으로 정교 분리 등의 헌법 가치와 국정의 공정성을 현저히 훼손하고, 막대한 사회적 폐해를 야기하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면서 “윤씨가 주도적인 지위에 있었고, 권 의원과 김 여사 등에게 준 금품의 가액이 상당한 점 등을 종합하면 1심의 형은 죄책에 상응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씨 역시 1심 판결에 불복해 이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권 의원과 윤씨 측, 그리고 특검까지 모두 항소함에 따라 2심에서 법리와 쟁점을 둘러싼 치열한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