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조선일보 DB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2013년 추진한 위례신도시 아파트 개발 사업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정보를 흘려 민간 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준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과 남욱씨 등 민간 업자들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이 사건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에 앞서 비슷한 범죄 구조와 범행 수법으로 이뤄져 ‘대장동 예행연습’이라고 불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28일 옛 부패방지법(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유씨와 성남도개공 팀장이었던 주지형씨, 민간 업자인 남욱·정영학·정재창씨 등 5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유씨와 남씨, 정영학씨 등은 지난해 대장동 사건 1심에서 징역 4~8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검찰은 남씨 등이 성남도개공의 내부 비밀을 이용해 위례 개발 사업자로 선정됐고, 결국 2018년 1월까지 약 42억3000만원의 배당 이익을 챙겼다며 2022년 9월 기소했다. 옛 부패방지법은 공직자가 업무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게 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범죄 수익은 몰수·추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이날 “남씨 등이 내부 비밀을 이용해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상당한 재산상 이익을 얻은 것은 인정된다”면서도 “직접적인 이익은 ‘사업권’일 뿐, 수년 뒤에 발생한 ‘배당 이익’까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들이 사업자로 선정된 뒤 실제 배당금을 받기까지는 성남시의 주택 사업 승인과 분양, 시공 등 많은 절차가 필요했기 때문에 사업권과 배당 이익이 직결되진 않는다는 취지다.

이 부장판사는 “검찰이 공소장에서 재산상 이익을 ‘배당 이익’으로만 특정하고 사업권 취득을 범죄 수익으로 적시하지 않은 이상 유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이 이들의 부당한 이익을 잘못 판단했다는 것이다. 다만 검찰이 사업권을 재산상 이익으로 보고 기소했을 경우에도, 범행 시점이 사업자로 선정된 2013년 12월이 되기 때문에 옛 부패방지법의 공소시효(7년)가 지나버리게 된다.

한편 이 부장판사는 “위례 개발 사업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재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비밀리에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장판사는 “성남시가 2013년 5월 이 사업을 포기한다고 언론 브리핑을 한 뒤에도 유씨 등이 성남도개공 내 전략 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업을 계속 추진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