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시가 ‘춘향테마파크 모노레일’ 사업을 중단해 발생한 400억원대 손해를 배상하게 됐다.

논란이 된 남원춘향테마파크 모노레일. /김영근 기자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9일 남원시 모노레일 대주단(금융사)이 남원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남원시가 405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남원시의 올해 예산은 1조원 안팎으로, 시 재정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원시는 전임 이환주 시장 때인 2020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모노레일 사업을 추진했다. 춘향테마파크 일대에 2.4㎞ 길이 모노레일과 집와이어를 설치하기로 하고 테마파크 사업자와 ‘실시 협약’을 체결했다. 민간 사업자가 시설을 조성해 남원시에 기부채납하는 대신 20년간 운영권을 갖는 방식이었다. 사업자는 협약을 근거로 금융사로부터 405억 원을 대출받아 2022년 6월 시설을 완공했다.

그런데 2022년 7월 최경식 시장이 취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 시장은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며 협약에 따른 사용·수익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남원시는 수요가 부풀려졌고 협약이 공유재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내부 감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들을 징계하기도 했다. 결국 모노레일은 정식 개장하지 못하고 임시 운영만 하다 2024년 2월 운행이 중단됐다. 시장이 바뀌자 모노레일이 역점 관광사업에서 애물단지가 된 셈이다.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남원테마파크는 협약 해지를 통보했고, 이에 대출을 해준 대주단은 “남원시가 협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2심은 모두 “남원시가 정당한 사유 없이 사용·수익 허가를 내주지 않아 개장이 지연됐다”며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남원시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방재정법에 따른 ‘투자 심사’를 거치지 않았다며 실시 협약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투자 심사가 없었더라도 지방의회의 의결을 거친 대외적 계약의 효력까지 부인하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봤다.

남원시는 405억원의 배상금이 지나치게 많다고도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할 정도로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2심 재판부도 “남원시가 정당한 이유 없이 기부채납 접수와 운영 허가를 거부해 협약 해지의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배상액은 적정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