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김치냉장고에 1년 동안 시신을 숨긴 A(40대)씨가 지난해 9월 30일 전북 군산시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교제하던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넣어 1년 가까이 보관해 온 4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부(재판장 백상빈)는 29일 살인 및 시체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1)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연령이나 지위를 막론하고 절대적으로 존중받아야 함에도 피고인은 언쟁 끝에 피해자를 살해했다”며 “나아가 시신을 11개월 동안 김치냉장고에 유기해 고인의 마지막 존엄성마저 훼손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이 반성한다고 하나 피해 복구를 위한 노력이 없고, 유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점을 고려할 때 장기간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4년 10월 20일 전북 군산시 조촌동의 한 빌라에서 4년간 교제해 온 B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직후 김치냉장고를 새로 구입해 시신을 넣은 뒤, B씨가 살던 빌라에 그대로 둔 것으로 드러났다. 발견 당시 시신은 냉동 상태로 보관돼 부패가 거의 진행되지 않은 상태였다.

A씨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치밀하게 행동했다. 그는 B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B씨의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에게 문자를 보내고, 1년 동안 빌라 월세를 대신 납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니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B씨 여동생의 신고로 A씨의 범행은 덜미가 잡혔다. 지난해 9월 29일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B씨에게 전화를 걸자, A씨는 B씨인 척 “무사히 잘 있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경찰이 “직접 통화하거나 대면해야 한다”고 압박하자, A씨는 동거녀인 C씨에게 대리 통화를 부탁했다.

경찰 통화에서 B씨 행세를 했던 C씨는 A씨의 행동에 수상함을 느껴 추궁했고, 결국 A씨로부터 “내가 B씨를 살해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C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A씨를 긴급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