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 재판장인 우인성 부장판사. /뉴스1

28일 김건희 여사의 여러 부패 의혹 중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 재판장 우인성(사법연수원 29기) 부장판사는 법원 안팎에서 ‘형사 재판 전문가’로 꼽힌다. 우 부장판사는 2012~2014년 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한 형사 사건을 검토하는 ‘형사 심층조’에서 주로 근무했고, 현재는 한국형사판례연구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형사27부는 이날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여론조사(정치자금법 위반), 통일교 금품 수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3가지 혐의 중 알선수재 혐의 일부에 대해서만 유죄를 선고했다. 또 통일교 측에서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원을, 김 여사와 권 의원에게 각각 청탁용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는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우 부장판사는 최근 특검 재판에서 꼼꼼한 ‘실물 검증’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김 여사가 ‘건진 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통일교에서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샤넬 가방과 구두, 그라프 목걸이 등을 법정에서 직접 검증했다. 가방 내부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며 구체적인 상태를 기록으로 남겼다. 가방 외부 버클과 구두 바닥의 사용 흔적까지 일일이 확인하며 “바깥 버클에 비닐이 없고 약간 긁힌 것 같은 사용감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권 의원 재판에서도 ‘현금 1억원’의 부피를 확인하기 위해 실제 5만원권 현금 다발과 쇼핑백을 법정에서 확인했다. 우 부장판사는 검찰과 변호인 측이 준비한 쇼핑백에 현금 상자를 직접 넣어보게 한 뒤 “공간이 많이 남는다”며 사진 촬영을 했다. 이는 “현금 1억원 부피와 무게(2.2㎏)를 고려할 때 주변에서 몰랐을 리 없다”는 권 의원 측 주장을 검증하기 위한 절차였다.

우 부장판사는 2000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공익법무관을 거쳐 2003년 창원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부터 3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고 이후 청주지법과 수원지법 여주지원, 서울서부지법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했다.

서부지법에서 민사 재판을 맡던 2023년 2월 우 부장판사는 외부 성기 수술을 받지 않은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을 허가하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당시 우 부장판사는 성정체성 판단의 본질은 정신적 요소에 있다고 판단하고, 외부 성기 수술 여부는 “성전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참고사항일 뿐 성전환을 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요건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후 우 부장판사는 2024년 정기 법관 인사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해 선거·부패 사건 전담인 형사27부 재판장으로 부임했다. 이 재판부는 2024년 ‘민주당 돈봉투’ 사건 1심에서 300만원짜리 돈봉투를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이성만·허종식·윤관석·임종성 등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 재판을 맡아 전부 유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백현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약 480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기소된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정 회장 등 백현동 개발 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전준경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는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날 선고한 세 건의 재판 외에도 형사27부는 민중기 특검이 기소한 통일교 ‘정교 유착’ 의혹 재판 두 건을 심리하고 있다. 하나는 윤씨가 김 여사와 권 의원에게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건넨 것을 한학자 총재 등 통일교 ‘윗선’이 최종 승인했는지와 통일교가 조직적으로 국민의힘 시·도당에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을 다룬다. 다른 하나는 통일교 교인들이 국민의힘 경선에서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 위해 집단 당원 가입했다는 의혹을 심리한다. 이 밖에 이명현 특검이 기소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 사건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