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 계약직 공무원을 뽑을 때 임의로 기준을 정해 합격자를 선정한 외교부 고위공무원에 대한 정직 징계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재판장 양순주)는 외교부 공무원 오모씨가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낸 정직 1개월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 사건은 2020년 12월 외국 한 총영사관에서 근무하던 오씨가 교육분야 전문직 행정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인사위원회 위원장이던 오씨는 지원자 24명이 제출한 서류를 모두 보고받은 뒤,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다섯 명을 서류전형 통과자로 결정했다. 이후 이 다섯 명을 상대로 필기·면접 시험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오씨는 필기·면접 시험에서 최고·최저점수 제외 방식에 따라 공동 1등을 기록한 지원자 두 명 중, ‘업무 연속성과 안정성’이 우수하다며 A씨를 채용 후보자로 결정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A씨는 다른 후보자와 면접시험 점수는 동일하고, 필기시험 점수는 더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1등을 제치고 2등이 선발된 것이다.
감사원은 2023년 6~7월 외교부 및 재외공관 정기 감사에서 오씨가 채용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정황을 적발해 외교부에 오씨 징계를 요구했다. 외교부는 2024년 4월 ‘오씨가 면접 대상자를 임의로 선정했고, 인사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채 A씨를 채용후보자로 결정한 것은 채용 공정성 훼손’이라고 보고 징계 요구를 의결했다. 오씨는 외교부 중앙징계위원회에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후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를 거쳐 정직 1개월을 받게 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오씨는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오씨는 재판에서 임의적인 기준을 적용해 채용후보자를 뽑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를 채용할 당시 제시한 ‘업무 연속성과 안정성’은 채용 공고 당시 명시된 자격요건이 아닌 점, 서류를 낸 지원자 24명에 대해 자격요건 충족 여부를 일일이 검토하지 않았다고 원고가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하면 오씨가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오씨는 재판 과정에서 “경과실에 불과하다”며 “부적절한 채용을 이유로 정직 처분을 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주장도 펼쳤으나 법원은 이 역시 배척했다. 재판부는 “외교부 중앙징계위원회는 오씨의 성실의무 위반이 중과실에 해당한다고 봤고, 이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