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가격을 담합했다는 의혹을 받는 제분 회사 임직원들의 구속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24일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대한제분과 사조동아원 전·현직 대표 등 4명의 구속 영장을 전날 기각했다고 밝혔다.
남 부장판사는 “증거는 대부분 수집됐고 피의자들의 주거가 일정한 점, 이들의 경력, 가족관계와 사회적 유대관계를 고려할 때 도망 또는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이어 “이들이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수사기관의 소환과 조사에 성실히 응해왔다”며 “수사 진행 경과에 비춰 구속은 피의자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들이 사전 협의를 통해 밀가루 가격을 올리거나 출하 물량을 조절하면서 담합했다며 지난 21일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달에는 대한제분과 사조동아원, CJ제일제당을 상대로 압수 수색을 벌였다.
밀가루 등 생필품 가격 담합 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물가 관리’ 주문 이후 본격화됐다. 이 대통령은 작년 9월 국무회의에서 생필품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 대해 “(정부가) 고삐를 놔주면 담합하고 독점하고 횡포를 부리고 폭리를 취한다”며 “정부가 눈 똑바로 뜨고 엄정하게 관리하면 시장 마음대로 하는 건 통제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제분 회사들의 담합 정황을 포착해 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대선제분·삼양사·삼화제분·한탑 등 7곳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다. 검찰도 별도로 생필품 물가 수사에 돌입해 작년 11월에는 설탕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삼양사와 CJ제일제당 전·현직 임직원을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