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상 이미지. /뉴스1

업비트와 빗썸 같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보관하는 개인 소유 비트코인도 형사소송법상 압수 대상이라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법조계에선 “각종 범죄에 활용되는 코인에 대한 압수가 적법하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향후 가상자산 관련 수사와 재판, 입법 등에 참고 선례로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작년 12월 11일 A씨가 낸 ‘수사기관 압수에 관한 처분 취소’ 재항고 사건에서 “비트코인은 법원이나 수사기관의 압수 대상에 포함된다”고 결정했다. 지난 2018년 대법원이 “비트코인은 국가에 귀속 가능한 몰수 대상”이라고 판결한 데 이어 추가적인 판단을 내놓은 것이다.

이 사건은 지난 2020년 1월 경찰이 자금 세탁 범죄 수사 대상인 A씨가 한 가상자산 거래소 계좌에 보관하고 있던 비트코인 55.6개(당시 시가 약 6억원)를 압수한 것이 발단이다. A씨 측은 “거래소 계좌의 비트코인은 형사소송법상 압수 대상인 물건이 아니다”며 압수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준항고를 제기했다. 형사소송법 106조는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해 증거물이나 몰수 예정인 물건을 압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이 압수 처분이 적법하다며 기각하자 A씨 측은 대법원에 재항고를 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형사소송법상 압수 대상에는 유체물과 전자 정보가 모두 포함된다”며 “비트코인은 독립적 관리 가능성, 거래 가능성, 경제적 가치에 대한 실질적 지배 가능성 등을 갖춘 전자적 증표로, 법원 또는 수사기관의 압수 대상”이라고 했다. 또한 거래소 내 비트코인의 관리와 매매는 전자지갑에 저장된 ‘개인 키’로 보유자가 사실상 통제할 수 있다는 점도 밝혔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거래소가 관리하는 A씨 명의 비트코인을 압수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준항고를 기각한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18년 “비트코인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몰수가 가능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범죄로 벌어들인 코인이라면 국가가 빼앗아 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2021년 대법원은 “비트코인은 경제적 가치를 디지털로 구현해 전자적으로 이전, 저장,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가상자산의 일종”이라며 “사기 범죄의 대상이 되는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고도 했다.

가상자산 사건 소송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보관·매매되는 코인의 법적 성격을 명확히 밝히고, 수사 단계에서 적법하게 압수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한 결정”이라며 “거래소 압수 수색과 관련한 실무상 논란이나 의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