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와의 전쟁’ 속 검사 캐릭터의 모델로 알려진 조승식 전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지난 30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73세.
충남 홍성 출신인 조 전 부장은 대전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77년 제1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79년 검사 생활을 시작해 대검찰청 강력부장과 마약·조직범죄부장, 형사부장 등을 거치며 ‘조폭 잡는 검사’로 불렸다.
조 전 부장은 1981년 전주지검 군산지청에서 근무하면서 ‘조폭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주요 부임지마다 유명 조폭을 소탕해 조폭들이 그를 ‘악질 검사’라고 부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1990년 5월에는 서울 동부이촌동의 한 사우나 앞에 실탄을 장전한 권총을 차고 잠복해 있다가 당대 최고의 범서방파 조폭 두목 김태촌씨의 허리춤을 붙잡아 체포했다. 그는 당시 “경찰이 총을 쏘면 과잉 대응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내가 직접 현장 상황을 판단해서 총을 쏠지 말지 결정하되 이후 책임을 지려 그랬다”고 권총을 차고 간 이유를 설명했다.
조 전 부장은 영화 ‘범죄와의 전쟁’ 속 강골 검사 조범석의 모델로도 알려져 있다. 영화 제작 과정에서 감독이 여러 차례 그를 찾아가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장은 조폭 수사에 매진한 이유에 대해 “나쁜 놈들이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외에도 호남 조폭 대부로 불린 이육래, 마카오 원정 도박 조직 두목 이석권 등 다수의 유명 조폭을 검거했다. 검찰 재직 당시 검도 6단으로 조직 내 ‘최고수’로 꼽혔고, 명예 7단으로도 위촉됐다.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참모로 근무할 때 강력부장 사무실에는 미니 야구방망이와 칼을 둘 정도로 ‘강력통’ 검사로서의 자부심이 강했다는 평가다.
2008년 검사에서 퇴직한 뒤로는 변호사로 활동했다. 퇴직 당시 인터뷰에서 조 전 부장은 “그동안 멋있는 조폭이 있는지 찾아봤지만 제대로 남자다운 사람은 못 봤다”며 “조폭은 평소에는 신사인 척하지만, 금전적 이권을 놓고 싸움이 붙으면 못된 근성이 나온다. 돈을 벌 때 공짜로 벌기 때문에 씀씀이도 크다”고 했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할 특별검사 후보로 박영수 변호사와 함께 추천됐으나,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 아들 조용빈·조용준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2일 4시 30분. (02)2258-5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