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부장 김윤용)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반도체 기술을 중국 업체에 빼돌린 혐의(산업기술보호법 위반)로 삼성전자 임원 출신 A씨 등 5명을 구속 기소하고, 연구원 출신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A씨가 삼성전자에서 중국 반도체 업체인 창신메모리로 이직한 2016년부터, 삼성전자의 핵심 반도체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한 단서를 잡고 지난해 1월 수사에 나섰다.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 B씨는 2016년 9월 창신메모리로 직장을 옮기면서 삼성전자의 ‘10나노대 D램 공정 정보’를 종이 12장에 옮겨 적는 방식으로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컴퓨터에서 파일을 복사하거나 휴대전화로 촬영하면 적발될 수 있다고 보고, 약 600단계에 이르는 D램 제조 공정과 설비 정보를 직접 필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가 베껴 적은 정보는 삼성전자가 5년간 약 1조6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핵심 기술이었다.
검찰은 이들이 위장 회사를 설립하고 사무실을 주기적으로 옮기는 한편, “항상 주변에 국가정보원이 있다고 생각해서 행동하라”는 지침을 공유하는 등 조직적으로 기술 유출 범행을 했다고 봤다. 출국 금지나 체포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하트 4개’ 암호를 동료들에게 전파하도록 하는 등 행동 수칙을 마련해 단속에 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창신메모리는 이렇게 빼돌린 기술을 토대로 2023년 중국 최초이자 세계에서 네 번째로 10나노대 D램 양산에 성공했다. 검찰은 이번 유출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추정 매출 감소액만 5조원, 국가 경제 전체의 피해는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