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 시도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내달 16일 선고를 내리기로 한 재판부 결정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재판의 결과를 확인한 뒤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며 반발했다. 윤 전 대통령도 “느닷없이 종결하는 건 불의타(不意打)”라며 가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뉴스1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재판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재판에는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으나,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과 일정이 겹치는 등 두 사람이 모두 불출석해 결심과 선고 일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부가 앞서 내년 1월 16일 추가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던 점을 들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에 대한 판결이 선고된 뒤 이 사건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이 심리 중인 혐의에 포함된 ‘외신 대상 허위 공보’의 경우 비상계엄 선포와 실행이 위법하다는 것을 전제로 삼고 있기 때문에 비상계엄이 내란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이 먼저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계엄 선포의 성격 등 전체적인 흐름을 판단해야 여기에 대한 법리 판단도 정확하게 할 수 있지 않나”라고 주장했다.

형사35부는 오는 26일 최후진술을 듣는 결심공판을 진행한 뒤, 내년 1월 16일 1심 선고를 내리기로 했는데, 이 일정이 그대로 유지되면 내란 우두머리 사건보다 선고가 빨리 나오는 것이 유력하다.

특검 측 사안이 중대한 만큼 신속한 재판이 필요하다며 맞서자 윤 전 대통령 측은 “사안이 중대하니 신중한 재판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된 것은 혐의 사실에 대해 변호인단이 대다수 증거에 동의하면서 협조했기 때문일 뿐이고, 피고인의 방어권은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도 “6개월 내 선고는 예정에 없다가 느닷없이 이뤄진 결정이기 때문에 변호인 입장에서는 불의타로 볼 수 있다”며 “130명 (증인 신청)한다고 했다가 느닷없이 철회해서 ‘여기서 끝냅시다’ 하는 것은 명백한 불의타”라고 했다.

공방이 이어지자 재판부는 “재판 진행 과정에서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이 모두 협조해주셔서 신속한 재판이 진행됐다”며 “(특검법에 규정된) 6개월 이내에 최대한 재판을 종결하도록 노력하는 게 맞겠다는 재판부 판단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 측에서 증인 신청 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다고 생각하시는 것도 이해를 한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 법정에서 심리 중인 혐의 사실은 내란우두머리 혐의 사건과는 분명히 다르다”며 “오는 26일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했다. 이어 “그때까지 추가 증거를 제출하면 조사를 진행할 것이고, 변론종결 이후 제출되는 증거에 대해선 필요에 따라 공판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