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7일 법원에서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도 종교단체를 상대로 선거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에서 열린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 기회를 얻어 이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검사, 청와대 법무비서관, 국회의원 등 36년간 공직에 있으면서 최우선 가치를 명예로 뒀다”며 “크든 작든 돈 문제로 인한 구설수에 오른 적이 없었다”며 운을 뗐다. 일반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해 출판기념회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어 권 의원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1억원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후원회장의 소개로 만난 적은 있지만, 첫 만남에선 15~20분 정도만 대화를 나눴고, 2022년 1월 5일 1시간가량 식사를 한 게 사실상 첫 만남이라는 것이다. 권 의원은 “1시간 만났을 뿐인데 어떤 신뢰가 있고 친분 관계가 있겠느냐”며 “윤영호가 어떤 사람인지, 됨됨이가 어떤지도 모르는데 1억원을 받았다는 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윤씨가 자신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피의자신문조서 내용을 두고 특검 측과 설전을 벌인 점도 언급했다. 당시 윤씨가 조서에 자신의 진술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만큼, 자신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는 윤씨의 특검 조사 진술 역시 믿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저는 특검 수사 때 여러 차례 대질을 요청했으나, 특검은 야당 중진 정치인의 구속에 집착한 나머지 이를 묵살했다”고도 했다. 윤씨 진술에 대해 충분히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편 권 의원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20대 대선을 앞두고 만난 사실 등은 인정하면서도, 이는 선거운동의 일환이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윤씨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한 호감을 표하면서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저는 1인자가 지지 의사를 표시할 때까지는 이를 신뢰할 수 없었다”며 “윤씨와 계속 만나 통일교가 구성원들에게 윤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도록 정성을 다했을 뿐”이라고 했다. 한 총재와의 만남 역시 이러한 차원에서 윤씨가 수차례 제안해 응했을 뿐이라는 얘기다.
이어 권 의원은 민주당 역시 이런 식의 선거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예컨대 불교 특정 종파에선 서울·경기 지역 스님들을 모아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어떤 종교 단체 성직자들은 20~30명씩 떼 지어 캠프를 찾아와 윤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며 “민주당도 똑같은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정당 구성원이 종교 단체를 찾아가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정상적인 방법일 뿐, 정교 분리 원칙을 위배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권 의원은 “충실하고 신속하게 재판해 준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며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내년 1월 28일 선고를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