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 심리로 열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금 세간에 회자되는 부분은 제 의도와 전혀 (다르다)”며 “저는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윤씨는 ‘세간에 회자되는 진술’이 무엇인지, 자신이 어떤 진술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러한 윤씨의 증언은 권 의원 측 변호인 신문 과정에서 나왔다. 변호인이 “특검팀 조사를 받을 당시 기억나지 않는 것도 기억하는 것처럼 진술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냐”고 묻자, 윤씨는 “그런 부분도 있었다. 제 기억이 왜곡됐을 수도 있고 충분히 복기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세간에 회자되는 진술을 한 적이 없다’고 한 데 이어 “그런 경우도 있고 그래서 좀 조심스럽다”고도 했다.
윤씨는 변호인이 “증인(윤씨)과 피고인(권 의원) 사이에 뭔가를 주고받을 만한 인적 신뢰 관계가 있었느냐”고 묻자, “제가 여러 오해를 최근에도 받고 있는데, 지금 뉴스에도 많이 나오고 (있다)”며 “지금 이 케이스를 얘기하는 건 아니고, 제가 만난 적도 없는 분들에게 금품을 전달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윤씨는 이날 재판에서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권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변호인이 “(증인은) 수사기관 조사에서 ‘한학자 총재가 권 의원에게 갖다 주라며 돈을 줬다’고 했다”고 하자, 윤씨는 “조서에 담겨있지 않은 행간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문 과정에서 적힌 문자(텍스트) 외에 콘텍스트(맥락)가 너무 많다”며 “추가할 때도 있었고 기억이 안 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팀이 “(그렇다면)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준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냐”고 묻자, 윤씨는 “증언을 거부한다”고 했다. 특검팀이 “기존 진술을 번복하는 취지로 들린다”고 재차 말하자, 윤씨는 “누가 직접 줍니까. ‘배달 사고’라고 했는데 (그 내용은) 조서에 없다”고 했다. 특검팀은 윤씨가 조사 당시 ‘저도 배달 사고 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확실히 전달됐는지 확인 문자도 했다’고 진술한 조서를 제시했다. 윤씨는 “그 ‘배달 사고’가 그게 아니잖아요”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특검팀 검사와 윤씨 사이에 언성이 잠시 높아지기도 했다.
윤씨는 다만 최근 자신의 재판에서 ‘한반도 평화 서밋’ 행사 준비 과정에서 “양쪽에 어프로치(접근)했고, 더불어민주당도 여러 차례 어프로치했다고 (특검에) 증언했다”고 진술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변호인이 “‘한반도 평화 서밋에서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까지 저희들은 (한학자) 총재님이 결정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양쪽 다 저는 어프로치 했습니다’라고 했다”고 하자, 윤씨는 맞다는 취지로 답했다. 변호인이 “다 맞는 사실이냐고 물으니까 기본적으로 맞다고 (했다)”고 하자, 윤씨는 “네”라고 답했다.
윤 전 본부장의 증인 신문이 끝난 뒤에는 그의 아내이자 통일교 세계본부 재정국장이었던 이모씨에 대한 신문이 이어졌다. 이씨는 2022년 1월 5일 현금이 든 상자를 준비해 사진으로 남겨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관련 질문 대부분에 증언을 거부했다. 이씨는 “배우자(윤씨)가 관련 재판을 받고 있어 이번 법정에서는 증언 거부권을 사용하고 싶다. 법정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많이 어렵다”며 대부분의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